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연 3.25%,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불안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생산자물가는 지난 5월 0.1% 하락한데 이어 6월에도 0.3% 하락했다. 생산자물가가 두달 연속 하락한 것은 2년만에 처음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실업률이 6월 9.2%로 재차 상승하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전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최근 경기둔화 양상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한은도 이날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신흥시장국 경제는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미국 등 선진국 경제는 일시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유럽의 국가채무 문제와 주요국 경기의 변동성 확대 등이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일 현재 1050원대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환율하락은 수입물가 하락으로 이어져 생산자 및 소비자물가를 떨어뜨리는 효과로 이어진다.
다만, 한은의 이번 결정이 금리인상 '실기' 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4.4% 상승하며 전월 상승폭인 4.1%를 상회했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3.7%로 전월 상승폭인 3.5%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한은 역시 "앞으로 경기상승기조에 따른 수요압력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높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기준금리를 격월로 인상해 왔으며, 지난 3월 연 3.0%로 인상한 뒤 석달만인 지난달 0.25%p 인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