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19개월만에 4.3%대로 재진입하는 등 채권시장 랠리가 이어지자 금리수준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채권수익률 수준을 종합주가지수에 비유한다면 1500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 금리수준의 적정성에 대한 견해는 무엇에 주목하는가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있다. 지금 채권수익률 수준은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펀더멘탈을 반영한 것이므로 결코 낮은 게 아니라는 주장과 채권수익률이 안전자산으로의 도피(flight to quality)현상과 같은 심리적 문제나 정책적인 작용에 의해 펀더멘털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는 수준보다 지나치게 낮아져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정원석 한국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이론적으로 적정금리는 실질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계로 보아왔지만 지난해부터는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경제성장률 수준이 국고채 금리수준과 비슷하게 가고 있다"는데 주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 있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정책금리인하에 소극적이던 정부가 금리를 낮추려하는 것은 경기가 생각이상으로 안좋다는 증거"라며 "금리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업 설비투자와 가계소비를 살리기 위해 정책금리를 낮게 유지시킬 수 밖에 없는 만큼 채권수익률이 올라야할 이유는 없다는 주장이다.
임광택 국민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도 "금리가 기술적으로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수급여건등을 감안할 때 거품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경기침체의 원인이 되고 있는 세계적인 공급과잉이 구조적으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현 금리수준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재의 절대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내려간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박인진 교보투신운용 채권운용팀장은 "SK글로벌 사태이후 회사채와 카드채에 대한 신용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채권에 대한 투자수요가 신용위험이 없는 국고채로 몰리고 그 힘에 의해 국채수익률이 많이 내려간 측면이 많다"며 "절대금리수준이 과도하게 낮다"고 진단했다. 박팀장은 "현재의 채권수익률 수준은 펀더멘탈과 정책적인 요인의 산물"이라며 "이들이 일관성 있게 가정돼야 현 금리수준이 유지되겠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일구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올라간 금리는 언젠가는 내려가고 내려간 금리는 오르기 마련"이라며 "현 금리수준이 과거평균에 비해서는 낮은 것이 분명하고 수급의 힘에 의해 하락한 면이 많은 만큼 금리상승 가능성을 잊어서는 안된다 "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