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차 동시분양의 도곡주공1차 아파트가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자 이러한 청약열기가 분양권 웃돈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받고 있다. 해당 아파트가 그만큼 수요자에게 폭넓은 지지를 얻었으므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시장 여건상 고액 프리미엄은 따논 당상이라는 해석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수천대1의 경쟁률을 보인 아파트는 투자가치면에서 수요자들에게 1차 검증은 받은 셈"이라며 "하지만 분양권 프리미엄은 입지여건과 분양가, 내부품질 등 아파트 경쟁력이 좌우하는 것이지 경쟁률이 가격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밝혔다.
◇경쟁률에 울고 웃는 프리미엄〓지난해 이후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권 프리미엄을 분석해보면 청약경쟁률이 치열했던 아파트들이 대부분 웃돈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4차 동시분양에서 2113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 32평형은 현재 프리미엄이 1억4000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비율(54.2%) 부문 역시 1위다. 또 2013대1로 역대 청약경쟁률 2위였던 성동구 금호동 한신휴 32평형도 현재 분양권 프리미엄이 1억750만원(분양가 대비 50.5%)으로 이 부문 2위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청약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웃돈이 높게 형성되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2차 동시분양에서 선보인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쥬피터 33평형은 1307대 1로 역대 경쟁률 3위지만 정작 프리미엄은 8000만원(분양가 대비 20.1%)에 불과해 상위 3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반면 청약경쟁률은 평균수준 이하지만 분양권 프리미엄은 당당히 상위 10권에 속하는 `흙속의 진주'도 있다. 지난해 1월 분양한 동작구 본동 경동윈츠리버 22평형은 6대1의 초라한 경쟁률에도 불구, 현재 프리미엄이 6300만원(분양가 대비 43.6%)으로 이 부문 10위다.
◇경쟁률보다 실속이 중요〓결과적으로 치열한 경쟁률이 고액 프리미엄의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경쟁률과 상관없이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될 수 있고, 정반대의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프리미엄은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와 입지여건, 단지규모, 브랜드 지명도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형성되는 것이지 한순간의 경쟁률은 아무 영향도 주지못한다"고 밝혔다. 공덕동 삼성과 금호동 한신도 결국 아파트 품질과 저렴한 분양가가 높은 프리미엄의 주 배경이었지 경쟁률의 가격 반영은 미미하다는 뜻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금액 자체보다는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비율이 얼마나 높은지 따져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양가가 비싼 아파트는 당연히 웃돈도 높기 마련이지만 정작 투자비용(분양가) 대비 수익성은 떨어지는 `숫자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