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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업계 목소리로 듣는 '세제과제'(下)

세금 위에 세금-자동차강국 한국의 불편한 진실

조세일보 | 한용섭 기자 2011.07.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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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서 유례 없는 세금 다중구조, 자동차산업 '무거운 짐'
자동차산업 미래 키워드 '그린카'-정부 세제지원 의지 있나? 

최근 한국 자동차산업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재고가 각각 1.7개월과 1.6개월로 2개월치에도 못 미치는 등 매서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

통상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2~2.5개월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최근 해외시장에서 '차가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선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강국 한국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세금 위에 세금, 다중구조 체계 등 자동차 산업을 족쇄처럼 얽어 매고 있는 '세금'이 바로 그것이다.

또 미래 자동차산업의 화두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자동차 등 '그린카'에 대한 세제지원은 경쟁국들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다.

자동차산업의 쾌속질주에 잠시 가려져 있지만 이 같은 복잡한 세금구조와 '그린카'에 대한 세제지원 부족 등은 결국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자동차산업에 '무거운 짐'이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 자동차산업이 봉? 업계 발목 잡는 '세금의 덫' = 자동차업계에서 세제개편이 있을 때마다 정부에 요구하는 사안 중 하나는 복잡한 세금구조와 세금에 다시 세금을 과세하는 다중부과체계의 개선이다.

이 같은 복잡한 세금구조와 다중부과체계는 소비자에게 과중한 조세부담을 주고 업계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관련 세금의 종류가 많고 세율도 높아 외국과 비교할 때 3~10배 더 과중한 세 부담을 지고 있다"며 "소형승용차를 보유한 소비자가 고가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의 조세를 부담하는 등 타 재화에 비해 자동차 관련 세율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자동차 관련 세금은 종류가 많기로 유명하다. 총 7종의 세금이 '세금에 다시 세금을 과세'하는 다중부과체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부가가치세(10%)를 떼는 것과 달리 자동차 부가가치세는 공장도가격에 자동차개소세와 자동차개소세교육세를 더한 것에 10%의 세율을 적용하는 3중구조로 돼 있다.

유류부가가치세의 경우는 유류공장도가격에 무려 3가지의 세금(유류개소세(교통세), 유류개소세(교통세)교육세, 주행세)을 더한 뒤 10%의 세율을 적용하는 4중구조다.

또 미국, 독일, 일본 등 자동차선진국의 자동차 관련 세제는 대부분 4~7종류로 간결하지만 한국은 취득, 보유, 이용시 자동차와 무관한 교육세와 공채를 포함해 총 11종의 복잡한 세금이 덕지덕지 붙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미국의 경우 판매세(취득), 등록세(보유), 연료세 및 소비세(이용)로 간결하게 나눠져 있고, 그나마 복잡한 일본이 7종류(소비세, 취득세/중량세, 자동차세/ 휘발유세, 지방도로세, 소비세)다.

업계에서 이 같은 복잡한 세금체계 구조 개선과 세 감면을 요구할 때마다 정부는 자동차세가 전체 조세수입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로 인해 거둬들인 세수는 34조4757억원(추정치)에 이르며 이는 국가 총세수의 15.9%를 차지한다.

이는 자동차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재정수입체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글로벌 경쟁업체들을 상대로 고군분투를 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야 할 세제체계는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 세계는 '그린카' 경쟁중…"정부지원 없이 자동차 미래도 없다" =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자동차생산국들은 치열한 '그린카'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도 국내 완성차업체 등 15개 브랜드에서 총 32개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정도로 '그린카'는 이제 자동차업계의 '미래 키워드'다.

'그린카'는 하이브리드카(HEV, 가솔린 엔진과 함께 전기모터 구동)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 외부 전원으로 충전 가능한 HEV), 전기차(EV, 전기모터로만 구동), 연료전지차(FCEV,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생성된 전기로 구동)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에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 녹색성장위원회에서 범정부 차원의 그린카 발전 로드맵을 발표하며, 오는 2015년까지 120만대를 생산해 90만대를 수출하고, 국내시장의 21%를 그린카로 바꾼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까지 8000대를 목표로 한 전기차의 경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375대 정도 보급됐을 정도로 부진하다.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그린카 보급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자동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보조금, 세제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친환경 차량에 대한 지원은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지난 2009년 7월 출시에 맞춰 세금 감면제도가 신설(최대 310만원)됐고, 지난해 6월에는 저속전기차에 대한 취득세 면제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이 구입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차량가격이 문제다.

특히 저속전기차와 달리 보통전기차의 경우 일반과세(2~7%)가 이뤄지고 있어 시장공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해외로 시선을 돌려보면 미국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를 오는 2015년까지 10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 하에 차량 구입지원(EV/PHEV 구입시 7500달러, HEV 구입시 최대 3400달러 지원)은 물론 세금공제까지 해 주고 있다.

또 연비효율이 높은 차량개발에 총 250억 달러의 저리융자, 전기자동차용 전지개발 및 제조분야에 총 24억 달러의 보조금 지급 등 굵직한 지원책을 펴고 있다.

일본은 전기차·하이브리드카를 오는 2020년까지 시장의 50%까지 보급한다는 계획으로 하이브리드카의 중량세와 취득세를 100% 면제하고 전기차 구입시 보조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독일도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하기 위해 전기차에 대해 5년간 보유세 면제를 실시하고, 5000유로의 인센티브 지급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그린카에 대한 발빠른 지원책으로 한국을 추월할 기세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그린카(EV/PHEV)를 500만대 보급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상해 등 5대 도시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에 각각 최고 6만위안과 5만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 기후변화협약 및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카 등 그린카에 대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 진작 및 기술 개발 유도를 위해 자동차세 부담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자동차업계는 하이브리드카와 저속전기차에 국한돼 있는 세제지원을 일반전기차, 클린디젤, PHEV 등 '친환경·고효율·에너지 절약형 차량'에 대해 폭 넓게 적용하는 세제 신설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연구개발전담부서에서 연구개발 목적으로 구입하는 자동차에 대한 취득세와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 연평균 200대 이상 구입하는 시험연구용 차량에 대한 개별소비세 등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 자동차산업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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