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경제개혁연대로부터 조사의뢰 된 'STX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가 탄력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정위의 STX그룹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에 대한 조사는 해를 넘겨 올 6월경 본격 착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가속도를 내지 못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동수 위원장이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과 관련한 조사결과를 올해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혀 조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 공정위 관계자는 STX그룹조사와 관련 "(경제개혁연대와 STX그룹) 양쪽의 자료를 받아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올해 안에 (조사결과를)위원회 상정까지 가져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모든 자료가 다 온 것은 아니다. 어떤 방향으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STX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가 쉽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STX그룹은 그동안 공정위의 자료제출 요구에 소극적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공정위의 STX그룹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는 경제개혁연대의 조사 요청으로부터 시작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10월 STX건설의 매출과 이익이 급성장한 것은 STX그룹의 물량 몰아주기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이 있다며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STX건설은 전체매출규모가 2005년 883억원에서 2009년 3010억원으로 2005년 대비 241% 증가했다. 또 STX건설의 5년간 전체매출 대비 계열사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계열사 매출이 평균 89%를 차지했다.
STX건설의 당기순이익도 2005년 48억에서 2009년 541억으로, 주당순이익은 2005년 3004원에서 2009년 1만6935원으로 증가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처럼 STX건설이 2005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그룹 내 물량을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STX그룹 계열사들이 STX건설에 건설용역을 몰아줌으로써 부당하게 지원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 제23조는 사업자가 부당하게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가지급금·대여금·인력·부동산·유가증권·상품·용역·무체재산권 등을 현저히 낮거나 높은 대가로 제공 또는 거래함으로써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부당한 지원행위로 보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특히 STX건설은 설립 직후부터 지배주주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여서 계열사의 지원이 집중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STX건설은 2005년 2월 STX엔파코(현 STX메탈)의 건설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2005년 STX엔파코는 보유하고 있던 STX건설 지분 100%를 강덕수 회장이 86.75%의 지분을 갖고 있던 포스인터내셔널(이후 포스아이로 상호변경)에 매각했다.
이후 STX건설은 2005년 4월과 6월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강덕수 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했고, 이후 2회의 추가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 강덕수 회장과 두 딸이 각각 25%씩 모두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경제개혁연대는 주장했다.
김동수 위원장이 올해 안에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이상 STX그룹을 포함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현대차, SK 등 다른 대기업 그룹들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도 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