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돕는 맞춤형 지방 세무행정 펼치겠다" = 박차석 대전지방국세청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17일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와 대담을 갖고, 서민들과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정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안정적인 세수확보를 위해 고액체납 및 역외탈세 차단에 역량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액·상습체납자 관리 강화, 역외탈세 차단"
"성실신고기업·영세사업자 세정지원 확대"
최근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장기화 및 이란 핵문제 등 중동 리스크 급증으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계속되며 국내 경기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기업, 개인사업자, 근로자 등 모든 납세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가 운영의 밑천이 되는 세수 확보는 더욱 녹록찮다.
하지만 경제위기 속에서도 전국 6개 지방국세청 중 가장 빠른 세수 증가 속도를 뽐내며, 체납정리 실적에서도 월등한 성적을 보인 대전지방국세청은 사정이 다르다.
대덕연구개발특구, 오송 산업단지 등 관할 구역에 첨단기업 유치를 지원하고자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등 효율적인 세원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고액·상습 체납자들이 은닉한 재산을 찾아내고 역외탈세 등 조세회피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세수를 확보하는 한편, 영세상인을 비롯한 서민들과 중소기업에는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펼치고 있다.
명실상부한 우등 지방국세청으로 탈바꿈한 대전지방국세청의 세무행정 개혁 중심에는 지난 1년2개월 동안 1700여명에 달하는 대전·충청지역 국세공무원들의 수장을 맡아온 박차석 청장이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효율적인 세원관리와 획기적인 납세자 세정지원으로 성공적인 지방청 운영의 모범답안을 보여준 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상황이 가장 어려울 전망인 올해를 대비해 마련한 지역세정 운영방안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지난 17일 오후 5시 대전시 법동 대전지방국세청장 집무실에서 그를 직접 만나봤다.
(대담: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 정리: 장은석 기자, 사진: 김용진 기자)
□ 대전지방국세청장으로 재직한지 약 1년 2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의 소회를 묻고 싶다.
☞ 우선 국세행정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격려 덕분에 지난 1년 동안 큰 사고도 없었고, 세수도 상당히 늘었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고, 국세행정에 적극 협조해 주신 대전·충청지역 납세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대전지방국세청 관할 구역은 수도권에 인접한 편리한 교통으로 첨단기업 유치가 활발하다. 지방이전 기업 세금감면 혜택 등 기업 하기 좋은 여건도 조성돼 있어 세수증가 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빠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대전·충청지역 세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지역별·업종별 특성에 맞는 세원관리 모델을 개발했고, 취약·호황업종 등을 중심으로 숨은 세원 양성화에 주력했다.
□ 부임 이후 특별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이 있다면.
☞ 숨은 세원을 양성화하고자 타인명의 사업자, 현금거래 유도 업종, 유흥업소, 부동산 투기소득자 등에 대한 과세를 한층 강화해 탈루소득의 지하자금화를 차단했다.
반면 성실납세자에게는 실질적이고 다각적인 세정지원을 실시해 편안하게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모범납세자들에게 의료비 할인, 소규모 성실납세자 금융우대, 철도요금 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했다.
장애인 근로소득공제 및 사업소득 있는 장애인에 대한 단순경비율 적용 특례를 일괄적으로 반영해 경제적 약자인 장애인들의 세무행정 애로사항도 해결했다. 농민들과 영세상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1사1촌 협약, 전통시장 자매결연 등을 체결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했다.
□ 최근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2012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이 발표됐다. 올해 대전지방국세청의 지역세정 운영방안은 무엇인가.
☞ 무엇보다 세입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납세자를 배려하는 적극적인 세무행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우선 일반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고액·재산은닉 체납자 관리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지방청 내에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을 설치해 신종 재산은닉 수법, 고액 역외탈세 등 지능적 체납처분 회피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 고소득 자영업자 등의 고질적 탈세를 뿌리 뽑고, 업종별 세원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세원관리 과학화도 도모하겠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자리창출 기업, 장기 성실중소기업, 사회적 기업 등은 정기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전통시장과 영세상인 등에게 무료 세무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체납처분 유예 등 세정지원도 확대하겠다.
□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등의 여파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대전·충청지역 경제상황은 어떤가.
☞ 대전·충청지역도 대외적 불확실성 증가, 내수부진, 원자재가격 상승, 수출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제여건이 매우 어렵다.
천안·아산지역 등을 중심으로 지역경제 주력 업종으로 성장한 전자, 통신, 전기, 기계장비 등 제조업 부문 생산이 감소 추세다. 수출 주력 제품인 LCD, 반도체, 전자부품 등도 수출액이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미분양아파트가 줄지 않는 등 건설업체들도 어렵다.
□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세정지원 방안이 절실한 상황인데.
☞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는 세금 납부기한 연장, 징수유예, 부가가치세 환급금 조기지급 등을 실시해 최대한 자금편의를 제공하겠다. 특히 부가세 환급금 조기지급은 상시 운영하고, 예기치 않은 재해 발생 시 피해상황을 즉시 파악해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실시하겠다.
오송 산업단지 등 관내 지역으로 전입한 회사들이 지방이전 조세감면 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자세히 안내하는 등 기업 대상 세정지원 안내 서비스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3월 실시하는 법인세 신고·납부 설명회에서 세금감면 관련 사항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등 지역기업들이 조세감면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근로장려금 신청대상자가 누락되는 사례가 없도록 근로장려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도 실시할 계획이다.
□ '세무조사'는 납세자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항 중 하나다. 올해 세무조사 운영방향은 무엇인가.
☞ 지난해 지능적 탈세행위를 차단하고자 대재산가, 대기업, 사주 등의 변칙 탈루행위와 국제거래를 통한 역외탈세 차단을 목표로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올해도 반사회적 역외탈세 행위, 대주주·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하도급업체를 이용한 탈세, 가공비용 계상을 통한 기업자금 유출 등을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변호사 등 전문직, 병·의원, 고액 학원, 대형 유흥업소, 고리대부업, 예식장·장례식장, 중간유통업, 고가 사치품 취급업종 등에 대해서는 직접 현장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사전 검증을 실시한 후 탈세혐의 여부에 따라 철저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성실신고 중소기업과 일자리창출 기업은 세무조사를 유예하겠다. 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조사를 실시하더라도 짧은 기간 내에 사무실 위주의 간편 조사로 마무리하는 등 세무조사로 경영활동이 위축되는 불상사가 없도록 조치하겠다.
□ 납세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정지원을 실시하려면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 필수다.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 대전지방국세청은 경제적 형편상 세무대리인을 선임하지 못하는 영세납세자들과 창업자들의 세금 관련 문제 및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자 '영세납세자 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4월부터는 맞벌이 부부 등 정상 근무시간에 세무서 방문이 어려운 납세자들의 편의를 위해 일선 세무서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연장근무를 실시해왔다.
시중은행과 성실납세자 대출금리 우대 및 무담보 신용대출 협약을 체결해 최대 1.5%p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관내 8개 병원과 협약을 맺어 모범납세자 55개 업체 종사직원 4000여명에게 10∼20%에 달하는 의료비 할인 혜택도 주고 있다.
□ 지방청장으로서 활기찬 조직 문화를 만들고, 우수인재를 양성하고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유연한 사고방식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전제돼야 한다.
특히 대전지방국세청은 신규직원 비율이 3분의 1에 달한다. 새내기 공무원들의 의사소통 참여 통로인 '스마트보드'(Smart Board) 회의를 실시해 창의적인 세무행정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활기차고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고자 지방청장배 축구·배드민턴 대회 등 체육행사를 실시하고, 직원 동호회 모임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매달 두 번씩 '정시퇴근의 날'을 정해 가족들과의 스킨십도 늘리도록 유도했다.
대전지방국세청 교육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지방청 회계실무 교육 등에서 매번 상위권 성적을 거둘 정도로 우수하다. 일선 세무서별로 직원들이 진행하는 내부 교육을 보다 활성화하고, 외부강사를 초빙해 정기 특강도 개최하고 있다.
□ 정부부처 이전 계획에 따라 국세청도 오는 2014년 대전지방국세청 관할 지역인 세종시로 자리를 옮긴다. 특별히 대비하는 부분이 있다면.
☞ 구체적인 이전 준비는 본청에서 계획·진행하고 있다. 대전청은 앞으로 관내 직원들이 언제든 세종시로 이전한 본청에서 근무할 역량을 갖추도록 소양 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 대전청 직원들은 서울 거주 문제 등으로 본청 근무가 어려웠지만, 세종시 이전 이후 본청 근무가 확대될 전망이다. 우수한 대전·충청지역 인력들이 본청에서 보다 많이 일할 수 있도록 직원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 30년 가까이 국세공무원으로서 일하며 갖게 된 자신만의 '세정철학'이 있다면.
☞ 항상 세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억울한 납세자가 절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업무에 임한다. 탈세하면 덕을 보고 성실납세자는 손해를 본다는 사회적 불공정을 반드시 시정해 공평과세를 구현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대전·충청지역 납세자들과 국세공무원들에게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 그동안 대전지방국세청의 세무행정을 이해해 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납세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납세자들의 성실 납부와 직원 여러분의 땀방울 덕분에 지금의 대전지방국세청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국세행정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지속적인 관심은 물론, 변함 없는 협조를 부탁드린다.
| [Inside Interview-사람의 '香'] "출근前 1시간, 퇴근後 30분 꾸준한 운동" "걸그룹 시크릿 '사랑은 무브' 즐겨듣는 삼촌팬"  □ 대전 발령 이후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나. ☞ 아내가 1주일에 1∼2번씩 서울에서 내려와 청소와 빨래를 해준다. 맛있는 반찬도 해주고 올라간다. 주말에는 제가 서울로 올라가는데 다행히 대전이 서울과 가깝고 교통도 좋아서 큰 어려움은 없다. 아내가 고생이다. □ 지방국세청장으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보면 가족들에게 다소 소홀할 것 같은데. ☞ 솔직히 평일에는 가족들과 같이 저녁을 먹을 기회가 적다. 주말에도 대외 활동이 많아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하다. 항상 아내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자신만의 특별한 건강관리 비법이 있다면. ☞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전 1시간씩 헬스클럽에 나가 운동한다. 퇴근 후에는 집에서 30분 이상 실내 자전거를 타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산책을 하기도 한다. 꾸준한 운동보다 좋은 건강관리 방법은 없다. □ 평소 직원들과 회식 등 스킨십을 자주 갖는지 궁금하다. ☞ 직원들과 테니스를 자주 친다. 15년 전부터 1주일에 1번 이상은 꼭 직원들과 테니스를 치고 있다. 퇴근 이후 직원들과 모여 당구도 가끔 치곤 한다. 당구실력은 150 정도다. 직원들과 회식을 하더라도 늦게까지 술을 마시진 않는다. 직원들 모두 9시 이전에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일찍 헤어진다. □ 즐겨 부르는 '18번'은 어떤 곡인가. ☞ 가수 김건모 씨의 '짱가'를 자주 부른다. 김국환 씨의 '타타타'도 18번 중 하나다. □ 최근 소녀시대, 카라 등 '걸그룹'이 대세다. 좋아하는 걸그룹이 있다면. ☞ 요즘 시크릿의 '사랑은 무브'를 자주 듣는다. 노래가 재밌고 경쾌해서 듣기 좋다. □ 고향이 부산인데 대전지방국세청장으로 부임한 이후 충청도 지역 직원들의 말과 행동에 답답함을 느낀 적은 없었나. ☞ 예전부터 대전청 직원들의 말이 다소 느리다는 소문을 자주 들어서 그런지 부임 이후 답답하다거나 느리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오히려 나라 일을 맡은 공무원으로서 보다 신중한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대전청 직원들이 자랑스럽다. □ 스마트폰을 갖고 계신데 자주 사용하시는지 궁금하다. ☞ 중부지방국세청에서 근무할 당시 직원들 중에서 제일 먼저 스마트폰을 샀을 정도로 사용한 지 오래 됐다. 이미 여러 번 기계도 바꿨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미국에 유학 간 아들과 수시로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 최근 카이스트(KAIST) 외국인 교수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했을 정도로 영어실력이 수준급이다. ☞ 자랑할 만한 실력은 아니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따로 시간을 내 원어민과 대화를 나누는 등 영어 공부는 하루도 빠짐 없이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영어 강의도 자주 실시한 경험이 있어서 영어로 강의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