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 편안한 사업활동 적극 지원하겠다" = 서국환 광주지방국세청장(사진 왼쪽)이 지난 24일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와 대담을 갖고,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지역민들이 편안하게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각종 세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민들이 국세청(지방국세청)에 가장 원하는 행정은 경제활성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지원, 즉 '세정지원'이다. 경제력이 집중된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타 지역 경제상황이 그다지 밝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도 역외탈세 차단 등 굵직한 현안 업무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세정지원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조화'다. 국세청 본연의 업무인 세수확보 및 탈세차단과 세정지원의 절묘한 합일점을 찾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올해 민관(民官) 소통 원활화를 핵심과제로 삼은 것은 합일점을 찾아내기 위한 '여정'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풀이된다. 호남지역 세정사령탑을 맡은 서국환 광주지방국세청장이 납세자들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호남 지역의 경제상황은 이미 수년 전부터 위기상황이 계속되어 왔다. 서 광주국세청장이 떠맡은 임무는 세수확보도 세수확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퇴보되고 있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하위직(7급)부터 시작해 일약 지방국세청 사령관으로 올라선 서 광주국세청장이 고향땅에 내려온 것은 불과 2개월전. 짧은 기간 동안 그가 몰고 온 변화는 어떤 것이 있었으며 앞으로 그가 선도해 나갈 변화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24일 오후 5시 광주시 북구 정부광주합동청사 15층 집무실에서 그를 직접 만나봤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 정리 : 박용식 기자, 사진 : 김용진 기자)
□ 많은 전문가들이 유럽에서 촉발된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3.7% 정도로 예측하면서도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은 19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0%를 올려놨다. 세정 여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 최근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확산과 이란 핵문제 등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민간소비 정체 등 국내경기도 하향 추세에 있어 세수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타인명의 사업자, 현금거래 유도업소, 부동산 투기 소득자, 민생침해업자 등 취약분야에 대해서는 현장 정보를 토대로 사후검증을 강화해 숨은 세원을 양성화하는 한편, 고액재산 은닉체납자에 대한 현금징수를 강화함으로써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차질 없이 세입예산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 관내 세정 현황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 광주지방국세청이 관할하는 광주, 전남·북 지역의 경제는 전국 GRDP(지역총생산)의 9.8% 수준이고 세수는 이 보다 낮은 5.5%로 상당히 열악한 실정이다.
특히 광주, 전남·북 지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낮고 중소건설업, 음식, 도·소매업이 주종으로 타 지역에 비해 경제기반이 취약한 편이다.
□ 그 동안 지방국세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지켜 본 지역의 경제상황 및 세정환경은 어떤가.
☞ 지난해 광주와 전북의 기아·현대자동차, 삼성 가전 등 일부 대기업의 제조업 중심으로 내수, 수출이 동반 호조세였으나, 건설업과 조선업은 지속적 불황으로 산업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실정이다.
올해 들어 국내외 유가 등 물가상승, 서민경제 위축 및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이란 핵문제, 남북문제 등의 리스크 증가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기아자동차(광주공장)의 실적 호조, 나주공동혁신도시 건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최 등이 지역경제 회복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요소가 많아 작년에 비해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 지역 경제상황과 세정환경에 맞는 특색 있는 세정 운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동안 어떠한 부분에 역점을 두고 세정 운영을 펼쳐 왔으며, 또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 지역 금융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모범납세자, 여성경제인 등에게 금리 우대혜택 등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세정을 운영했으며, 정전 등 재해 피해업체에 대한 세정지원, 영세사업자의 미공제 매입세액 찾아주기, 소득세 부녀자 소득공제 및 몰라서 더 낸 세금 돌려주기 등 친서민적 생활공감형 밀착세정을 적극 운영, 지역 납세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으로도 신성장 동력기업, 경영애로 기업 등에 납기연장 등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하고, 일자리 창출기업, 장기성실 중소기업, 사회적 기업 등은 정기세무조사를 제외해 편안하게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또한 성실납세자를 우대하고 사업하기 편안한 세정여건을 조성해 지역경기 활성화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가 등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 대부분의 농·어민은 농가부업소득 범위 내에 해당하여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지 아니하므로 세정상 도움을 주는데 다소 한계가 있다.
우리청은 지역 특성상 농어민과 축산 농가가 많아 이들의 세금에 대한 궁금증 등을 해소해 주기 위해 지난해 '농·어민과 세금'이라는 안내책자를 발간하였으며, 잘못된 신고로 종합소득세를 과다납부한 농가부업 사업 소득자 52명을 찾아 1300만원을 환급 조치했다.
또한, AI 조류독감 및 구제역 피해업체에 대해서도 세정지원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농어업용 기자재에 대한 부가가치세 조기환급 등 농어민에 대한 따뜻한 배려도 충분히 하겠다.
반면 중간폭리업체, 민생침해사범에 대해선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엄정히 집행해 농어민이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없도록 하겠다.
□ 지역의 특색에 맞는 세정 운영의 아이디어는 지방국세청 직원들의 경험을 빌릴 수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지역 납세자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 우리청에서는 친서민 생활공감형 세정을 펼치고자 찾아가는 맞춤형 세정지원과 찾아가는 현장 중심의 서비스를 추진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고 관내 납세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 관내 15개 전통시장과 자매결연을 맺어 추석, 설 명절에 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하여 전통시장 활성화에 노력하고 상시 현장 세무상담을 실시하는 등 납세자들과 소통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 국세청의 올해 최우선 과제인 체납문제, 역외탈세 차단 등의 해결을 위해서 지방국세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는지.
☞ 올해 확대 개편된 '숨긴 재산 무한 추적팀'을 활용해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생활실태 확인 후 은닉재산을 추적조사하고 엄정한 법적 조치로 끝까지 체납세금을 징수하는 등 현장 중심의 체납처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실세수와 연계되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우리청의 특성상 국제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현재는 역외탈세 문제가 중요 현안으로 대두되지 않으나, 조사국 내에 '해외탈루소득 분석전담팀' 및 '국제조사팀'을 운영해 변칙자본 유출, 해외재산 은닉 등 고의적인 탈루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
□ 지방국세청장으로서 기관 운영에 신경을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활기찬 조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 광주청장으로 부임해서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고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고자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지방청의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 조직가치 공유와 사기진작 뿐만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작은 고민이라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등산, 배드민턴, 마라톤 등 동호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기찬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특히 사람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
□ 직원들의 능력을 개발하는 부분도 중요하다. 하향 평준화가 아닌 상향 평준화가 가장 이상적인 방향일 텐데. 직원들의 능력개발, 특히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이 있다면.
☞ 우리청은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납세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젊고 유능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기초교육이다. 세무서에서 실무중심 직장교육 여부에 따라 직원들의 역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가겠다.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연공서열 위주의 낡은 인사 관행을 타파하여 성과가 우수한 직원을 과감히 발탁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자기개발에 노력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
□ 마지막으로 지방국세청 직원들과 관내 납세자들에게 당부 혹은 부탁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먼저 어려운 지역 여건에서도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세정에 적극 협조해 주신 납세자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광주지방국세청은 납세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끊임없는 세정 현장과의 유연한 소통으로 지역경제의 빠른 회복을 돕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어려운 납세자에게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세정지원을 적극 실시하고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세정을 펼치겠다.
광주지방국세청 직원 모두는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잘한다'는 지역 납세자의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해 공정한 세정을 구현하는데 최선을 다 해주길 부탁 드린다.
| [Inside Interview-사람의 '香'] 주말에는 아내와 '문화유산답사'…"가정적인 남자" "고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청장으로 남고 싶다"  □ 광주청장 취임 후 정들었던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 ☞ 아내가 내려와서 생활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유적지를 찾곤 한다. □ 자신만의 건강관리 비법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30분 정도 한다. 그 이외에 특별히 건강관리는 안 하지만, 꾸준한 스트레칭이 그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 고위공무원 가운데 고졸 출신은 드물다. 대학 진학 기회도 많았을 텐데. ☞ 대학 진학 기회가 몇 번 있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여의치 않았다. 내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데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다. 고졸 출신으로 고위공무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상사와 동료들이 보살펴 주고, 도와주고, 배려해 준 덕분이다. 또한 모든 것을 내조해 준 아내의 덕도 있었다. □ 직원들과 회식 때 주량은 어느 정도이며 즐겨 부르는 노래는? ☞ 주량은 소주 4∼5잔 정도이며, 소주 1잔만 해도 얼굴이 붉어지는 등 술에 약한 편이다. 노래방은 잘 가지는 않지만 즐겨 부르는 노래는 나훈아의 '사내'다. □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꼽는다면? ☞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있다. 평소 상대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으나 잘 실천되지는 않는 것같다. □ 최근에 감명 깊게 본 책이나 영화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 윌 보웬이 지은 '불평 없이 살아보기'라는 책을 감명 깊게 보았다. 계속 옆에 두고 마음이 불편할 때나 힘들 때 책을 보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곤 한다. □ 고향 사람들로부터 어떤 지방국세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는 없겠지만 직원들에게는 '가슴에 기억되는 청장'으로 남고 싶다. 지역 납세자나 선·후배들에게는 '고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청장', '일보다 사람을 사랑한 청장' 이었다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