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청 품격 갖춘 전문성으로 성실납세 유도할 것"

◆…"납세자 친밀도 높이는 '소통의 세정' 펼치겠다" = 이전환 부산지방국세청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24일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와 대담을 갖고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세정이 목표라며, 납세자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소통의 세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성실납세자 부담 최소화-고의적 탈세는 엄정 대응"

부산지방국세청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을 비롯해 울산시 등 2개 광역시와 2개 도(경남, 제주)를 관할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조선·자동차·석유화학·관광레저 등 수출 효자 산업들이 대거 몰려 있어 '한국 산업의 허리'로 불린다.  

정부는 지난 21일 국세청의 직제개정안을 심의·의결해 부산지방국세청을 1급 지방국세청으로 격상시켰다. 그만큼 이 지역 세원관리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전환 부산국세청장은 "1급청 승격에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승격에 걸맞게 일심 단결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잘하는 국세청'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가야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또 이 청장은 유럽발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고 판단,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세정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기업, 영세사업자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세정지원 노력을 기울여 가는 한편, 성실납세자에게는 그에 대한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의적·지능적 탈세자들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해 나가며 성실납세자가 존경받는 풍토를 정착시키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에 대한 방법론으로는 직원들의 '전문성 제고'가 필수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전문성이 전제되어야 과세 품질이 제고되고, 민원이나 상담업무에서도 납세자가 만족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소통의 세정'을 강조했다. 경직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일반 납세자들에게 세정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오후 5시 부산시 연제구 연제로에 위치한 부산지방국세청장 집무실에서 그를 직접 만나봤다.

(대담: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 정리: 한용섭 기자, 사진: 김용진 기자)

□ 유럽에서 촉발된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7%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은 192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0% 올랐는데 어려운 세입여건에서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 최근 유럽 재정위기 확산 등에 따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로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무역 대외의존도가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세입여건은 과거 여느 때보다 어려울 것이다.

국세청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국가 재정수입의 확보이지만, 방법론적으로는 세정이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성실한 납세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재정수입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납세자의 자발적인 신고세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해 납세자의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세원투명성이 지속적으로 제고되도록 전자세금계산서 및 현금영수증 등 과세인프라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성실납세자가 존경받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확대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올바른 납세의식 향상을 위한 지방청 및 세무서 단위의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다.

둘째, 고의적·지능적 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이는 재정수입 확보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성실 납세를 위한 인식제고, 성실납세자의 상대적 박탈감 해소, 부(富)의 정당성 부여라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반사회적인 역외탈세, 변칙적 상속·증여행위에 대해서는 강력 대처하고, 고의적 체납처분 회피행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열심히 노력해 왔으나, 앞으로는 올해 신설되는 '숨긴재산 무한 추적팀'을 통해 더욱 철저히 세금을 징수해 나가겠다.

□ 부산지방국세청의 세정현황과 세수실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 부산지방국세청은 2개의 광역시(부산·울산), 2개 도(경남·제주)를 관할하고 있다. 지방청 및 16개 세무서(4개지서)로 구성되어 현재 약 28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으며, 세수규모는 전국의 10% 내외를 점유하고 있다.

부산지방국세청이 관할하는 지역은 부산·울산·경남의 동남경제권과 레저산업의 중심지인 제주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인구구성이 다양하고, 역동성과 개방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라 평소 생각하고 있다.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다양한 업종이 고루 분포돼 있는 우리나라 해양물류 중심지로서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항만 물류, 신발, 조선기자재(부산), 자동차·조선·석유화학(울산), 기계·조선(경남), 관광·레저산업(제주) 등 주력산업이 각각 지역적 특색을 갖추고 있다.

울산지역의 석유화학과 관련한 교통세 등 석유류세 세수비중이 큰데 우리청 세수는 큰 변화가 없다. 수출이 증가해 부가가치세 환급이 늘어났고, 간접세는 줄었으나 법인세와 소득세는 늘었다.

□ 지방청장으로서 지켜본 지역 경제상황 및 세정환경은 어떤가.

☞ 부산지방국세청이 관할하는 지역은 우리나라 제2도시인 부산을 중심으로 통영(거제)-창원-부산-울산으로 이어지는 동남경제권 경제벨트를 형성해 국가경제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조선업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및 플랜트업 신장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자본·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 조선사는 중국 등 저가수주에 따른 수주감소로 부도를 맞는 등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자동차, 기계업종은 수출증가에 힘입어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지역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또한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기업, 영세사업자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세정지원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세정운영에 있어서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 내부 조직운영과 관련된 부분과 대외적 세정운영부분으로 나누어 말씀드리겠다.

내부조직운영과 관련해서는 직원의 전문성 제고, 관리자의 역할과 책임 강화, 직원 상·하 간 원활한 의사소통문화의 조성, 인사·상훈 등에 있어서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 등을 중심 가치로 삼고 있다.

전문성은 그야말로 맡은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성이 전제되어야 과세의 품질이 제고되고, 민원이나 상담업무에서도 납세자가 만족하는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일반납세자가 인정하는 수준의 전문성이 아니라, 회계사·세무사 등 조세전문가가 내심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직 구성원 간의 일체감 형성에는 어려움과 책임을 먼저 떠안으려는 관리자의 자세가 핵심이다. 관리자가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급자는 듣기 싫은 이야기에도 마음을 여는 진정성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유연한 소통의 문화는 자동적으로 전파되는 것이므로 지방청부터 솔선수범하려고 하고 있다.

세무서 순시 때에도 직원과의 대화 시 예정된 시나리오에 의한 질문과 답변은 일절 배제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그대로 들으려 한다. 

인사·상훈에 있어서는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소외감을 느끼는 직원이 없도록 객관성을 담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인사는 관리자의 권한이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하는 의무라는 생각으로 임해 오고 있다.

납세자를 상대로 한 대외 세정운영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성실납세자에 대한 다양한 우대방안 마련과 엄정한 탈세대응체계를 마련해 공정과세를 실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성실납세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금융·의료우대 협약을 체결하고, 모범납세자를 위한 세법설명회 개최, 감사편지·연하장 발송 등 다양한 우대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고소득 자영업자, 자료상, 역외탈세, 변칙 상속·증여 등 고질적 탈세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반사적인 탈세대응체계를 마련해 흔들림 없이 대처해 나가고 있다.

□ 지역의 특성에 맞는 세정운영의 아이디어는 지방국세청 직원들의 경험을 빌릴 수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지역 납세자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소통'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 지역 납세자와의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하며, 순간순간 납세자와 이야기를 하고 듣는 것이 중요하며, 그중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열린 자세로 듣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부산지방국세청은 지역 내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의하는 등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신문이나 여성경제인연합회 등이 주최하는 아카데미에 가서 특강을 하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납세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향후에도 지역 내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지방청과 세무서의 간부들이 관내 지역공단, 지역경제인, 사업자단체 등에 직접 출장해 세법강좌 및 세무상담·자문, 신규창업자에 대한 세무멘토링 등 찾아가는 세정지원을 적극 실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세무관련 애로 및 건의사항을 수시로 파악하고,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본청에 적극 건의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국세청의 중점과제 중의 하나인 체납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방국세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위한 대책은.

☞ 통계자료를 보면 소규모 생계형 영세체납자 등은 일시적인 자금사정 악화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청이 관심을 특별히 가져야 될 부분은 고의·지능적 체납 회피자라고 생각하며, 또한 고의·지능적 고액 상습체납자의 특별관리는 공정세정을 위한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고액 재산은닉 체납자에 대한 대응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행 '체납정리 특별전담반'을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으로 확대 개편해 역외탈세 고액체납자, 100억원 이상체납자 등을 중점 관리하며, 전담 변호사를 배치해 사해행위 취소소송 등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

□ 국세청에서 최근 강조하고 있는 역외탈세 부분에 대해서도 한 말씀해 주신다면.

☞ 국부가 해외로 빠져나가 과세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역외탈세는 철저하게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부유출을 초래하는 역외탈세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사국 내 조사전담조직을 운영하여 역외탈세 심리를 차단해 나가겠다. 아울러 일정규모 이상 중견기업, 대기업에 대해서는 국제거래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증해 나갈 것이다.

□ 지방국세청장으로서 기관운영에 신경을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활기찬 조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제일 필요한 부분은 역시 승진, 보직, 상훈 등과 관련된 인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청장의 입장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인사가 권한이 아니라 반드시 공정하게 해야 하는 의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적어도 세무서 과장급 이상의 인사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사자의 입장에 서서 고민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려고 한다. 

현재  부산청 커뮤니티 '갈매기'를 확대 운영해 업무 내·외적으로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 축구·야구·배드민턴 등 직장동호회를 더욱 활성화하여 조직생활에서의 누적된 피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도록 할 것이다.

더불어 직원들과의 번개 오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해 활기찬 직장이 되도록 하고 있다. 각 서장들도 신규직원과의 만찬, 정오의 옹달샘(일일DJ), 행복사진콘테스트, 롯데자이언츠 응원, 서내 탁구대회 등 직원과의 일체감 조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납세자들에게 양질의 세무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우수인력 확보는 필수다.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 부산청은 자체 '우수인력 관리프로그램'을 운용해 조직의 미래를 위해 우수한 인재를 발굴·육성하고 차별적 인사관리를 실시해 승진·상훈 등에 활용하고 있다. 연공서열 등 온정주의식 평가를 배제하고 실지 개인역량과 성과에 따른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누적관리·활용하고 있다.

신규직원의 급속한 증가로 신세대 눈높이에 맞는 직장교육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세무관련 이슈에 관한 토론식 그룹교육, 조사기법 향상을 위한 교재를 자체 제작해 교육하는 등 내실 있는 직장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선배 직원을 그냥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업무와 관련된 선배 직원(멘토)과의 토론 진행, 'On the job training'으로 현장에서의 살아 있는 경험(Know-how)을 전수받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직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자율적 교육문화 조성을 위해 국세청 내부망 '국세공무원 학습마당'에 개설된 강좌를 1개 이상 자율적으로 선택해 수강하는 '1인 1사이버 수강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업무능력 및 전문성 향상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직원들과 관내 납세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우선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부산청 전체 직원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유럽 경제위기 확산, 유가불안 등 국내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 증대로 올해의 세입여건은 과거 여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주어진 여건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

부산지방국세청 전체 직원은 앞으로 1급청 승격에 걸맞게 일심 단결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잘하는 국세청'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가야 하겠다.

지역 납세자들께는, 부산지방국세청은 그동안 어려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15년 이상 장기계속 성실납세자에 대한 조사선정 제외 등 지역기업의 세무조사 부담을 완화하고 경영애로기업, 재해기업 등에 대해 세정(稅政) 측면에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납세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지원해 왔다.

앞으로도 지역의 납세자가 변화된 국세행정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겠다.

[Inside Interview-사람의 '香']   '생각의 틀' 바꾸면 모든 게 달라진다 술 잘 안 마셔도 직원과 소통 노력 마음을 열어 주는 것이 '시작이자 끝' □ 업무에 바쁘다 보면 가족들에게 소홀할 수 있는데 어떤 남편이며 아빠인가. ☞ 어려운 질문이다. 많은 공무원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항상 업무에 최우선 가치를 두다 보니까 집사람이나 애들한테는 미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아 미안하다. 노력은 하는데 아이들과 조그만 이벤트조차 못해 정말 미안하다. 아주 다정다감한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영 무뚝뚝한 성격도 아니다. 혼자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데 마음은 항상 가족들에게 가 있다. □ 자제분들이 취업 때문에 고민일 때 인생 선배로서 조언은 해주나. ☞ 아이들이 둘 있는데 아들 딸 모두 대학교 4학년이다. 제가 먼저 나서서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데, 아이들이 물어 오면 세상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 준다. 그리고 남들을 많이 배려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술자리를 자주 하는 편인가. ☞ 술은 체질적으로 거의 못하지만 점심이나 저녁은 시간이 나는 대로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직원 전부하고는  못해도 지방청의 계장 이상이나 고생한 직원들과는 수시로 스킨십을 가지려 노력한다. □ 업무 시간 외에 즐기는 취미 생활은 무엇인가. ☞ 부산에 내려와 보니 제주도의 올레길처럼 갈맷길이라고 산을 중심으로 12가지 길이 있더라. 등산이나 산책을 많이 한다. 집사람이 내려오면 같이 걷기도 한다. 짧게는 서너시간, 길게는 대여섯 시간 걷게 되는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결혼 25주년이 되는데 모난 부분이 이제는 자꾸 둥그렇게 되는 것 같다. 서로 간에 이해하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다. 또 시간 나는대로 책을 좀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논어를 읽고 있고 최인철 서울대 교수가 쓴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이라는 책이 있는데 '생각의 틀'에 대해서 써 놓은 건데 아주 의미있게 읽었다.   '생각의 틀'을 바꾸면 모든 것들이 달라져 보이는 게 많다는 것인데 '생각의 틀'이 한쪽에 고착돼 있으면 편견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지금 떠오르는 재미있는 구절은 '기도를 하면서 담배를 피워도 되냐'라고 물으면 대부분 사람들이 '그러면 안된다'고 할 텐데 역으로 '담배를 피우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기도를 해도 되냐'고 물으면 '그건 괜찮다'고 할 거다. 하지만 사실은 '기도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같은 현상이다. '생각의 틀'에 따라서 얼마나 달라지는가 예시적으로 이야기 한 것으로 '생각의 프레임이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직원들과 편하게 벽을 허물며 이야기하는 개인적인 노하우는. ☞ 개인적인 노하우는 없고 '마음을 열어 주는 게 처음이자 끝'이라고 생각한다. 일선 세무서를 순시하면서 직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데 통상적인 시나리오에 의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했더니 조금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진정성이 중요한 것 같다. 마음이 닫혀 있는 상태면 자기가 싫은 이야기를 듣는 게 굉장히 힘들어진다. 하지만 한 발 물러서서 '저 사람이 왜 힘들게 이야기를 꺼냈는가'를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잘 들린다. 설사 관리자 일반에 대한 비판이더라도 그 자리에서 반박을 하지 않고 충분히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 좋아하는 연예인은 누구인가. ☞ 신세대가 아니라서 요즘 젊은 가수나 탤런트를 잘 모른다. 소녀시대는 워낙 인기가 있으니까 알고 있고, 가수 마야는 노래를 굉장히 잘하는 것 같아 좋아한다. □ 즐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 아이리스를 굉장히 재밌게 봤고 마지막에 남녀 주인공이 나오는 배경 장면을 인상 깊게 보았다. 실제 최근 자주 보는 프로그램은 세계문화탐방,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프로그램이다. 예전에는 안 그랬다. 5~6년 전부터 이 같은 프로그램이나 시사좌담 프로그램들이 더 좋아졌다. 세월의 흐름인 것 같다. 음악도 팝이나 가요에 관심이 많다가 어느 순간에는 클래식이 좋아지더라. '사람들이 이래서 좋아했구나'를 최근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