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기여부, 국정, 병역 등 도덕성 한층 강화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고건 총리의 제청으로 허상만 순천대 교수를 신임 농림장관으로 임명. 허 장관의 임명에 앞서 청와대는 23일 저녁 9시 30분부터 11시 50분까지 고건 총리를 비롯해 문희상 비서실장 및 이정우 정책실장, 정무·민정·홍보·국민참여·정책수석, 인사보좌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열고 농림장관 후보 3명을 대상으로 합동면접을 실시했다고 설명.
청와대는 장관 인선과정에서 총리 및 청와대 관련 인사들이 합동면접을 시행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라고 부연.
합동면접은 인사보좌관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검증항목에 의거해 일문 일답식으로 각각 30여분간 진행. 검증항목은 △업무열의 △국정수행 자세 △국제적 시각 △농민단체와의 교분 △갈등 조정능력 △대외협상 능력 등.
고건 총리는 인사위원회의 토론결과를 토대로 헌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허 교수를 국무위원 농림부장관에 제청한다'는 요지의 국무위원 제청서를 24일 오전 정찬용 인사보좌관을 통해 노대통령에게 전달.
청와대 인사보좌관실은 "앞으로 장관 인사때 총리가 최종 결정단계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책임총리제 차원에서 '총리제청권'을 최대한 존중할 계획"이라고 설명.
인사보좌관실은 특히 "이번 농림장관 인선은 범죄사실이나 부동산투기여부, 국정, 병역 등 도덕성은 물론 정책지향성, 국정운영 능력 등 정책 검증을 한층 강화했다"고 부연.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허 농림장관에 대해 "지방출신 농업학자로 시민단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순천대 총장 재직시 대학개혁에 앞장서는 등 개혁성향의 인사"라며 "전문지식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만금 후속대책, 도하개발아젠다(DDA) 및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농정 현안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
<007작전 방불케한 심야면접>
인사위 장소 기자들에게 알려져 급히 비서실장실로 변경
신임 농림장관의 인선 작업은 24일 새벽 4시경에 마무리 됐다고 설명. 권선택 인사비서관 등 실무진은 전날 밤 긴급 소집된 인사위원회 토의 결과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완료하고 곧장 포장마차로 향해 일주일간의 긴장과 피로를 풀었다고 전언.
이번 농림장관의 인선은 참여정부 첫 보각인 만큼 각별한 신경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김영진 장관의 사퇴와 함께 시작된 인선작업은 당초 16명의 후보자를 선별하고 검증작업을 거쳐 최종 3배수로 압축. 검증은 도덕성 외에도 국정수행 능력 등 정책 검증이 병행됐고, 이 과정에서 정찬용 보좌관은 총리실을 세 차례나 방문하고 수시로 전화로 인선문제를 협의하는 등 고 건 총리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고 전언.
특히 최종후보자 3명에 대해 노 대통령이 "한번 더 심사숙고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24일 저녁 소집된 인사위원회는 2시간 20여분간 후보자 3명을 대상으로 최종면접을 가졌다고.
시종 긴장된 가운데 진행된 면접은 사전에 인사보좌관실에서 준비한 검증 항목을 토대로 인사위원회와 후보자간에 농정 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고 전언.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의 협조를 얻어 '다국간협상의제'도 질문 항목에 포함됐을 정도.
당초 장관 인선 인사위원회는 총리 공관에서 소집할 예정이었으나 기자들에게 장소가 알려지면서 비서실장실로 급히 변경했다는 후문.
인사보좌관실은 후보자들의 예우에도 고심했다고. 후보자들이 심야에 면접이 시행되는 만큼 청와대 인근 장소에 대기하고 있다가 인사보좌관실이 개별적으로 모셔오는 방식이 택해졌고 서로가 대면하지 않도록 도착시간도 조정하는 등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설명.
인사보좌관실은 "한 후보자는 평소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개량한복 차림으로 면접에 임하는 등 후보자 모두 시종 진지한 모습이었다"고 전언.
인사위원회는 면접이후 종합토의를 통해 후보자간 장단점을 교차분석한 후 허 교수를 신임 농림장관에 추천키로 결정. 고건 총리도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인사위원회 한 참석자는 "후보자 모두 장관 수행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고 높은 식견과 인품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 인사보좌관실은 24일 오전 탈락인사들에게 전화를 통해 양해의 뜻을 구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