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작년말 당진점포 계약하고 입주 무산
하나銀 "그룹차원 중복 투자 막기 위한 것"
한지붕 두가족 하나-외환은행이 최근 점포 확장에 따른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당진시 읍내동에 지점을 내기로 하고, 지난해 말 이미 계약까지 마쳤으나 인근 하나은행의 반대로 지점 개설이 무산됐다.
당진시는 현대제철과 그 하청업체들이 다수 위치해 있는 곳으로 최근 수도권 기업과 MOU를 체결하는 등 발빠른 행보로 기업들을 유치하며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 받아 왔다.
이에 외환은행이 당진시 읍내동에 지점을 내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입주계약을 맺었지만 인근에 지점을 낸 하나은행 측의 반발로 입주를 포기하기에 이른 것.
외환은행이 입주를 포기한 해당 지점에는 인근 하나은행 지점이 이전키로 잠정 합의되며 양측의 갈등이 촉발되고 있다.
외환은행 지점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은 5년간 독립경영이 보장되고 있는데 계약까지 맺은 지점을 하나은행이 쓰고 다른 곳을 찾아 봐야 한다니 참담하다"고 전했다.
당진지점 사례는 양 은행의 점포 경쟁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전망이다.
외환은행 일부에서는 독립경영 5년간 점포 확대가 사실상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
하나은행은 4월 말 기준으로 국내 점포수는 653개다. 이에 올해 지점(출장소 포함) 9개를 추가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3개(대림역출장소, 별내신도시, 세종첫마을) 지점을 개점했으며, 대전동구청출장소는 오는 6월 4일 개점을 앞두고 공사가 진행중이다.
외환은행은 4월 말 기준으로 총 360개 지점이 있으며, 1월 칠곡지점을 필두로 별내, 삼성엔지니어링, 도산대로 등 4개 지점을 개점했다.
문제는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인수된 이후 연내 계획한 1~2개의 추가 지점 계획이 불투명해 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뱅크 체제가 본격적으로 운영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 은행간 점포 확대 갈등으로 비틀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면서 하나·외환은행 중복 점포는 당분간 유지하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곳을 폐쇄키로 한 바 있다"며 "하지만 점포 확대가 사실상 제한받고 있어 선의의 경쟁은 무의미해졌으며, 이에 따른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하나은행 채널기획부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 때문에 외환은행 점포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오해"라며 "단지 똑같은 그룹사에서 영업지역이 좁은 지방에 지점을 2개나 낼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나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당진지점의 경우 그룹 차원의 중복 투자를 막자는 취지에서 조정이 이뤄진 것"이라며 "외환은행 인수전 계약금을 지불했던 건이기에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하나은행의 이전이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