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가계의 소비지출액이 50.2%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팍팍한 살림살이를 계속하는 서민들은 식료품비와 주거비에 가장 많은 돈을 썼지만, 고소득자들의 경우 자녀 사교육비를 비롯한 교육비에 가장 많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5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계 소비구조 변화와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가계부문 수입과 지출의 규모·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8700가구를 대상으로 선정, 매월 가계부 기입 방식으로 조사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의 최근 10년간(2001년∼2011년) 추이를 분석했다.
지난 10년 동안 가계의 가처분소득(자유롭게 소비·저축할 수 있는 소득)은 연평균 4.6%씩 57%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36.7%(연평균 3.2%) 인상돼 실질소득은 약 20.3% 가량 증가한 셈이다.
가계 씀씀이를 나타내는 소비지출액은 연평균 4.2%씩 50.2% 늘었다. 지출 항목별로는 보건, 교육, 기타상품·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비용이 커졌다.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며 보건 부문 지출이 연평균 4.5%나 늘었고, 대학등록금 등 고등교육비와 사교육비가 동시에 오르며 교육비 지출도 매년 5.2%씩 급증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유류비 상승으로 교통비 지출도 매년 4%씩 늘었고, 스마트폰 등 새로운 통신수단 보급에 따른 사용량 증가로 통신비 지출도 연평균 3.9% 많아졌다.
2010년 이후 최근 2년 동안에는 월세 등 주거비용 상승으로 주거 부문 지출이 6.6%나 급증했고, 농수축산물 가격 급등에 따라 식료품비도 6.4%나 늘었다.
한편 소득계층별 소비지출 항목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나며, 우리사회의 빈부차를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해 기준 소득 1분위(하위 20%) 서민들의 가계 소비지출 비중은 식료품비가 20.5%로 가장 많았고, 월세 증가의 영향을 크게 받아 주거비 지출 비중이 16.4%로 뒤를 이었다. 자녀 교육비 등 교육 부문 지출은 7.4%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의 가계지출 비중은 교육비가 14.5%로 가장 많았고,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교통비가 13.3%를 차지했다. 식료품비는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8%에 불과했고,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교육비, 식료품비, 유류비용 등을 중심으로 장·단기 물가 안정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서민들이 주머니를 열기가 쉽지 않은 교육비를 안정시키고자 학원비, 교과서, 교복 등 교육물가를 안정시키는 각종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식료품비의 경우 계약재배 및 국산비축 확대, 할당관세 운용 등을 통해 농산물가격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알뜰 주유소를 확대하고 혼합판매를 활성화하는 등 석유시장 구조개선 정책을 추진해 유류비 부담도 완화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