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LG전자, "버스 놓쳤다" 분석에 … 주가 '와르르'

LG전자의 주가가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맥을 못추고 있다. 1분기와는 대조적이다.

LG전자의 주가는 지난 3월 15일 연중 최고치인 9만4300원을 기록한 이후 내림세를 보여 7월 13일 6만400원으로 고점대비 35.9%나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141만8000원에서 113만9000원으로 19.6%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LG전자는 1분기 연결회계 기준으로 4482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08억원에 비해 3.4배가 많은 수치다.

그러나 2분기 들어서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휴대폰 부문의 적자가 예상되고 환율과 관련한 손실 반영으로 수익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개선을 위해 투입한 마케팅 비용증가 등의 요인으로 2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은 3179억원으로 1분기 대비 29.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이 LG전자의 실적을 낮게 평가하자 목표주가 또한 곤두박질 치고 있다. 대신증권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24.0% 깎아내렸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동양종금증권, 한화증권, SK증권, 신한금융투자, 이트레이드증권 등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낮췄다. 애널리스트들은 웬만해선 목표주가를 낮추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한 때 12만원을 넘던 LG전자 목표주가는 증권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7만원까지 주저 앉았다. 삼성증권은 LG전자에 대해 가장 낮은 점수를 주고 있다.

■ LG전자 실적분석이 제각각인 이유? ‘문제는 휴대폰’

증권사들은 LG전자 2분기 실적을 놓고 제각각의 분석결과를 내놓고 있다. 휴대폰 사업의 실적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송은정 이트레이드 애널리스트는 LG전자에 점수를 주는데 가장 인색했다. 그는  2분기 영업이익을 3163억원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휴대폰사업부에서 5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존 추정치인 600만대보다 3% 감소한 580만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2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인 3880억원에서 28% 하향조정한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3179억원에 이르고 휴대폰사업부에서 490억원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성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3700억원에 이르나 휴대폰사업부는 58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증권은 LG전자에 대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김운호 애널리스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4177억원에 달하고 휴대폰사업부에서 85억원의 적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휴대폰사업부가 영업적자로 전환될 것이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고 영업실적보다는 환율 변수가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김 애널리스트와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비교해 보면 영업이익이 998억원의 차이를 보였다. 두 애널리스트 간 엇갈린 견해는 휴대폰사업부의 실적 분석에서 격차를 보인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사업부가 85억원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박 애널리스트는 490억원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이 LG전자 실적에 대해 제각각의 분석을 내놓은 것은 스마트폰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어려울 뿐 아니라 LG전자 또한 이에 대한 정확한 마케팅과 실적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와 함께 올해 실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늘고 있다.

■ ‘산 넘어 산’ …올해 영업실적 추세는 상고하저(上高下底)

LG전자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반기엔 더욱 실적이 악화돼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성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3분기에 2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으나 4분기에는 휴대폰사업부의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4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LG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낮춘데 이어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정점을 지나가고 있어 LG전자와 같은 ‘2nd tier(2류)’ 제조사들에게 주어질 기회는 커 보이지 않게 됐다”면서 “TV와 가전사업도 예상보다 저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LG전자를 ‘놓친 버스’에 비유했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결과, 버스가 떠난 후 손 흔든다는 말을 연상케하는 대목이다. 그는 “LG전자의 기업가치를 10조9000억원에서 13조2000억원 사이로 보며 주가는 5만5000원 수준에서 가격매력이 존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은정 이트레이드 애널리스트는 LG전자 스마트폰 예상출하량을 당초 예상 2738만대에서 2500만대로 10% 하향조정했다.

그는 “스마트폰 시장의 브랜드 양극화 현상으로 하드웨어 경쟁력 만으로는 시장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선두업체들의 잇따른 전략폰 출시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데다 첨단 부품 수급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과 관련,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LG전자의 유럽시장 공략에 부담을 주게 되며 나아가 회사의 영업이익에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7~8월 올림픽 이후 글로벌 TV 및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 LG전자를 둘러싼 여건은 결코 만만치 않다.

조성은 애널리스트는 “LG전자에 대한 관심도는 이전보다 다소 낮아졌다”면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의 경쟁 환경은 체력이 약한 LG전자에 불리하게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측은 애널리스트들의 제각각 실적 전망에 대해 묵묵부답 자세를 일관하고 있다. LG전자의 관계자는 “IR팀은 공정공시를 통해 발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실적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얘기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오는 25일 오후 4시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약력] 김대성 전문위원은 투자자산운용사(펀드매니저), 증권투자상담사, 펀드투자상담사, 선물거래상담사, 미국 선물거래사(AP)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펀드매니저로 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