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박 3인 "경선 일정 잠정 중단 선언"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비박주자 3인이 3일 밤 긴급 성명을 내고 '경선일정 참여 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태호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기호순) 등은 이날 저녁 긴급회동을 갖고 "오늘 요구한 사항이 수용되고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시간 이후 경선일정 참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황우여 대표 사퇴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을 통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인책 ▲지역구 컷오프 공천 과정에서 제기됐던 불공정 의혹 해소를 위한 자료 공개 및 검증 등의 요구를 한 바 있다.

이후,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4시 긴급 최고위원회의을 열고 '공천 헌금' 파문의 당사자인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의 탈당 권유를 결정했다. 하지만 황우여 대표의 사퇴 문제 등 비박 4인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비박주자들은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우여 대표의 사퇴 문제 등은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우리의 요구를 묵살했다"며 "사태의 엄중함과 심각성을 무시한 당 지도부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초 우리는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지켜보며 시한으로 제시한 8월 4일까지 기다려보기로 했지만, 지도부가 당을 사랑하는 우리의 충정을 일언지하에 무시한 상황에서 이후 경선 일정의 진행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경선 일정 잠정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안상수 전 인천시장 측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안 전 시장은 경선일정 거부에 합의한 적이 없다"며 "오늘 예정된 KBS TV토론회에 참석할 것이며 향후 정해진 경선일정에 따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 5명의 경선주자 중 3명이 경선일정을 잠정 중단함에 따하 이날 밤 11시로 예정된 KBS TV토론은 현재 취소된 상태다. 또한, 8월19일까지 이어지는 경선 일정에도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근혜 전 위원장은 이날 TV토론회 출연을 위해 밤 10시께 KBS를 찾았다가 비박주자 3인의 불참 선언으로 토론회가 취소되면서 20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이에 대해 박근혜 캠프 측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 후보가 토론 시작 약 2시간 전에 갑자기 불참하겠다고 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토론회를 지켜보려던 국민과 당원, 그리고 토론회 준비를 해 온 방송사를 무시한 큰 결례행위"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 후보는 국민과 당원, 해당 방송사에 정중하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경선을 파국으로 몰고 가려고 하는 세 후보에게 어떤 저의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의혹 사건을 빌미로 한 무책임한 정치공세로 정치적 이득을 챙기겠다는 것은 아닌지 따져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 후보는 이성을 되찾고 즉각 경선에 복귀하기 바란다"며 "세 후보가 경선을 계속 파행시키려 할 경우 국민적인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