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총선 새누리 부산 공천 무슨 일이

예비후보 난립…선거 임박해 돌려막기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이 부산지역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의 수행비서를 지낸 정모(37)씨는 선관위에서 4ㆍ11총선 때 현기환 전 의원에게 3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이어 다른 후보와 당 핵심 관계자 등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부산지역 정가에서 일부 초선의원들의 공천헌금 제공설도 나돌고 있다.

소문은 당시 새누리당 부산지역 공천이 막판까지 안갯속에서 진행되다가 선거를 목전에 두고 돌려막기 식으로 이뤄졌던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시 부산 동구에 등록한 예비후보가 부산진갑에 공천되고, 북ㆍ강서을에 전략 공천될 것으로 알려진 후보가 선거가 임박해서 해운대ㆍ기장을에 공천됐다.

이 뿐만 아니라 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던 친박계(친박근혜) 의원이 '컷오프'되고, 의외의 인물이 공천되면서 갖가지 소문이 나돌았다.

여야의 후보 쟁탈전도 심해 야당에서 먼저 접촉한 후보를 새누리당에서 영입하기도 했고, 반대의 경우도 발생했다.

현 의원은 여고 학창시절을 보낸 부산 동구에 출마를 결심하고 예비후보까지 등록했다가 이례적으로 나중에 비례대표로 방향을 바꿔 공천을 따냈다.

의혹의 핵심은 당시 공직후보자 추천위원이던 현 전 의원이 정치적 고향인 부산지역의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친박 핵심인 현 전 의원이 친박계 후보의 공천에 영향력을 미쳤고, 그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것이라는 소문이다.

현 의원이 부산 친박 외곽조직인 '포럼부산비전'의 공동 대표를 오랜 기간 맡아왔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상당한 정치적 연결고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 전 의원의 입장은 단호하다. 당시 공천은 당에서 마련한 시스템에 의해 이뤄져 특정 위원의 입김이 크게 개입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주장한다.

민주통합당 문제인 상임고문을 비롯한 야당의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본선 경쟁력을 가장 먼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과정이 투명했다는 것이다.

친박계 핵심이던 이종혁 전 의원이나 허원제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컷오프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내세웠다. 그 외에도 중앙당에서 전략 후보를 여러 곳에 내려 보내면서 공천작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현 의원의 거액 공천헌금 제공설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서는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새누리 부산시당 관계자는 "야당에 유리하던 선거초반 상황을 고려할 때 비례대표 당선권은 20번 이내였다"면서 "애초 25번을 받았던 현 의원은 당선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앞선 순번의 후보가 낙마하면서 최종적으로 23번을 받아 당선됐다.

현 전 의원은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던 사람이 당선권에 들지도 못하는 비례대표 공천을 받으려고 다른 사람을 거쳐 돈을 전달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는 또 "당시 공천작업은 여론조사에 의한 철저한 시스템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특정인의 입김이 작용하기 힘든 구조였고 더욱이 비례대표 공천은 공추위내 소위원회에서 다룬 문제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