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이자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나성린 의원(사진 = 김용진 기자)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이자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로 당 정책을 총괄하는 나성린 의원.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사태에 따른 책임으로 진영 전 정책위의장이 사퇴하면서 나 의원에게 '일 폭탄'이 떨어졌다. 당 정강정책의 기본방향인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정책개발과 연말 대선을 앞두고 출범한 '5천만 국민행복' 대선공약개발단의 실무를 맡게 된 것.
나 의원은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너무 바빠 정신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각종 경제지표들은 빠짐없이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의원실 한쪽 벽면을 가득채운 각종 경제지표들은 물론 책상 수북히 쌓인 각종 현안 파일들을 보면 '정책통' 또는 '경제통'으로 불리는 그가 얼마나 정책개발에 힘쓰고 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
나 의원은 보수경제학자 출신이지만, 최근 이른바 새누리당의 '좌클릭'으로 인해 이전보다는 '왼쪽'으로 한 발짝 떼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중도 보수 쪽으로 바뀌었다"고 인정하면서 "자본주의 위기상황에선 성장만 할 수는 없다"며 "성장과 복지의 조화를 이루되 과거보다는 복지를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기업의 경쟁력을 무시하고 그냥 대-중소기업에서 중소기업의 힘을 강화하고, 복지도 재정능력이나 경제능력을 감안하기보다 무조건 '퍼주기' 하자는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또 '부자증세'에 대해서는 "우리는 1%대 99%로 나눠서 계급갈등을 유발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며 "100%국민행복을 주장하는 당이라서 모든 국민이 더불어 잘 사는 걸 원한다"고 주장했다.
조세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국가경쟁력,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감세를 했다. 감세는 선진화 일환의 수단"이라고 보수경제학자 출신다운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감세는 할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는 국민소득 증가와 더불어 증세를 해야 하는데, 증세 방법이 우선 금융자본소득 강화, 비과세 감면 축소, 탈세 척결"이라고 강조했다.
복지재원을 위한 '추경예산'과 관련해서는 "한 달 전 까지만 해도 고려하지 않았는데 경제상황이 나빠지니까 고려할 수 있다"며 "성장률 전망치가 떨어지고 서민층, 중소기업이 어려울 수 있으니까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단계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스웨덴 복지, 북유럽 모델'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스웨덴과 우리는 다르다. 스웨덴은 우리보다 국토가 5배나 크고 인구는 5분의 1밖에 안 된다. 천연자원도 풍부한데 어떻게 당장 스웨덴 복지로 하자고 하나"라며 "그것은 신(神)이 와도 불가능하다. 그런 주장 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한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나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최근 금융소득종합과세와 주식양도차익과세를 강화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또한 최저한세율을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취지를 설명해 달라.
= 재정상황도 안 좋고 복지지출도 강화해야하니 세수를 증대할 필요가 있다. 야당은 부자를 타깃으로 하는데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금융자본소득은 과세 강화하고 비과세 감면은 축소, 탈세 척결에서 세금 더 거둬들이겠다는 것이다.
주식양도차익과세도 증권거래세가 있어서 이중으로 하면 안 되지만 '대주주'에 대해서만 하자는 것이다.
대주주 요건도 완화했다.
▲ 개정안을 보면 그동안 '경제통'으로서 보여왔던 경제적 좌표가 '왼쪽'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중도보수 쪽으로 바뀌었다. 자본주의 위기상황에선 성장만 할 수 없다. 성장과 복지의 조화를 이루되 과거보다는 복지를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다고 국가경쟁력이나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없다.
경쟁력도 유지 하면서 정부 역할 강화하자는 것이다.
▲ 이번에 추진하는 세법개정에 대해 '새누리판 부자증세' 라는 평가도 나온다.
= 우리는 야당과 달리 '부자증세'라는 말을 절대 안 쓴다. 국민을 1%대 99%로 나눠서 계급갈등을 유발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 100%국민행복을 주장하는 당이라서 모든 국민이 더불어 잘 사는 걸 원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근로소득에 대한 과세강화보다는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물론 저축이 줄어들거나 하는 부작용도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세수를 증대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이쪽을 강화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 경제민주화에서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 '재벌개혁'과 '조세정의'다.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조세제도의 문제점도 거론되고 있는데,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보나?
= 조세제도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국가경쟁력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감세를 했다. 감세는 선진화를 위한 일환으로서의 수단이다.
그러나 더 이상 감세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앞으로는 국민소득 증가와 더불어 증세를 해야 한다. 그 증세방법으로는 우선 금융자본소득 강화, 비과세 감면 축소, 탈세 척결로 보고 있다. 증세는 1인당 국민 소득이 2만 5000불이나 3만불이 되면 그 때 가능 할 것이다.
▲ 경제민주화가 대선 화두다.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와 차이점은 무엇인가?
= 경제민주화는 경제적 강자의 힘을 약화시키고 약자의 힘을 강화시켜서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가 개입을 해야 한다. 정부의 개입정도에서 다르다.
민주당은 많이 개입해서 재벌개혁의 경우는 재벌 소유지배 구조까지 건드리자는 것이고, 우리는 재벌의 경제력 남용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 거래를 확실히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벌해체나 지배소유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편이다.
민주당은 기업의 경쟁력을 무시하고 중소기업의 힘을 강화하고 복지도 재정능력이나 경제능력을 감안하기보다 무조건 '퍼주기'하자는 것이다.
▲ 새누리당은 새 정강정책에서 일자리-복지-경제민주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서는 재원이 문제인데, 얼마 전 서초구 보육예산 고갈 사태에서 보듯 재원사용의 경중(輕重)과 선후(先後)를 정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 우리는 재정능력이나 경제능력을 감안해서 점진적으로 복지를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모든 분야에 있어서 보편적 복지, 무상 복지로 가는 것은 우리 경제가 견딜 수 없다.
우리는 평생 맞춤형 복지을 주장한다. 유아기부터 학령기, 취업, 은퇴기 등 맞춤형으로 편안한 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고 국가적인 위기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육에 관해서는 무상보육, 보편적 보육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 무상보육 재정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추경을 주장한다. 새누리당은 추경반대에서 '추경을 고려할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변화가 있어 보이는데, 정확한 입장이 뭔가.
= 추경도 이제 경제상황이 나빠지니까 고려할 수 있다. 한 달 전 까지만 해도 추경요건이 엄격해 안 맞아서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야당은 정치공세 차원에서 '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이 정부의 경제가 실패했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해 주장한다. 그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지금 성장률 전망치가 자꾸 떨어지고 하니까 서민층, 중소기업이 어려울 수 있으니 추경을 고려할 수 있다. 지금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단계로 들어왔다.
▲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은 DTI완화 외에 다른 것은 없나?
= 많이 있는데 야당이 받아주지를 않고 있다. 야당은 지난 4년 동안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것을 다 막았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나 다주택 양도소득세 부과 폐지 혹은 완화, DTI 신축적 적용, 재개발부담금부과중지, 취득세 인하 등이 방안이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고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서 통과가 쉽지 않다. (그래도)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을 내고 다주택 양도소득세중과 폐지는 정부가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신중하라고 말했다.
내가 이 부분에 의원입법을 할 것이다. 재개발부담금부과중지도 정부가 할 것인데 시간이 걸린다. 지금 야당이 협조 하겠나.
▲ 야권 유력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낸 '안철수의 생각'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순환출자 금지 등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안 원장의 경제민주화 입장에 대해 평가하다면?
= 안철수 교수가 자기 전공분야도 아닌데 함부로 떠들면 안 된다. 그건 굉장히 건방진 거다. 자기가 전문가도 아닌데 다른 사람 말한 거 주워들어서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 된다.
출총제라는 것은 일정 자산 규모이상의 기업이 자기 순자본의 몇 십%이상을 계열 기업에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자산의 14% 출자하고 있는데 옛날에는 기준이 30~40%였다. 그걸 20%이하로 낮춰도 대부분 충족시키고 있고, 그보다 더 낮추면 그건 기업하지 말라는 것이니까 안 된다. 그래서 출총제 부활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 금산분리 강화는 이 정부 들어서 완화를 하긴 했는데,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서 많이 못했다.
그러다보니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에 투자하는 회사가 하나도 없었다. 아무도 투자 안한다. 그런 상황에서 강화가 뭔 의미가 있나.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문제를 인식한다. 앞으로 신규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금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혹시 (기존 순환출자 규제를)하더라도 의결권 제한 같은 것은 논의하고 있다.
▲ 당내 연구모임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매주 '재벌개혁'관련 법안들을 발의하고 있다. 법안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재계 반발도 만만치 않다.
= 통과를 하려면 야당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신규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의결권 제한으로 (새누리당) 기조가 바뀌었다. 기존의 것도 의결권 제한하되 몇 년의 유예를 두고 점진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잘못하면 대기업 구조자체가 흔들릴 수가 있다. 기업구조 자체가 흔들리면 대기업의 경쟁력 문제도 생기고 주식시장도 혼란스러워진다. 굉장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 재벌들이 우려할 수 있다.
이번에 재벌의 경제력 남용이나 중소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는 완전히 근절하겠다는 건데, 이에 대해서는 재벌이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틀린 이야기가 아니니까.
기업의 소유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재벌이 반발할 수 있는데, 우리는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또 경제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려는 거니까 같이 협의하고 설득해보면 될 것이다.
▲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스웨덴 복지, 북유럽 모델을 말한다.
= 스웨덴과 우리는 다르다. 스웨덴은 우리보다 국토가 5배나 크고 인구는 5분의 1밖에 안된다. 천연자원도 풍부한데 어떻게 당장 스웨덴 복지로 하자고 하나. 그것은 신(神)이 와도 불가능하다. 그런 주장을 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선진복지국가의 평균으로 우리도 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미국, 일본이 사회복지지출이 GDP의 18%정도다. 유럽은 30%넘거나 40%가까이 되는 나라도 있는데 우리는 평균정도인 약 25%정도로 목표로 하는 게 어떤가 싶다.
천연자원도 없고 좁은 나라에 인구는 많은 열악한 조건이지만 우리 사정에 맞는 좋은 선진복지국가를 지향해야지, 무리하게 가지도 못할 것을 제시하면서 국민을 현혹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 마지막으로 당 정책위부의장으로서 또 기재위 간사로서 포부와 정치적 소신을 듣고 싶다.
= 올해는 대선승리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정책전문가로서 좋은 정책을 내놔야 한다. 경제를 활성화 시키면서 서민층과 중소기업이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재래시장 활성화, 비정규직 차별해소, 대-중소기업 상생, 경제성장까지 모든 문제에서 조화를 이뤄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최선을 다해서 잘되도록 하고 싶다. 나아가 모든 국민이 더불어서 행복한 나라를 꼭 만들고 싶다. 국민을 1% 대 99%로 나누고 계급갈등 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