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과거에 묻혀 사시네요"…김문수에 "새누리당 당원 아니냐"

새누리당 대선 경선 세 번째 TV합동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토론분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역공을 취하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비박주자들 역시 박 전 위원장의 '역사관' 논란과 '공천헌금' 파문에 대해 집중공세에 나섰다.

박 전 위원장은 8일 CJB청주방송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김태호 의원에게 지난 2010년 총리 후보자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과거'를 언급하며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약속을 안 지키는 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김태호 후보는 (국무총리 후보) 인사청문회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다. 각종 의혹에 대해 부정하다가 증거를 제시하면 인정하는 등 말을 바꿨는데 이는 신뢰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 청문회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께 아픔과 실망을 준 것에 대해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다"며 "40대 총리 후보라는 강박관념에 잘못된 기억과 말실수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모든 게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몸을 낮췄다.

박 전 위원장은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을 향해 "임 후보는 최근 경제민주화에 대해 '대기업과 부자를 끌어내리는 사회주의 방식'이라고 비판했다"며 "이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고, 경제민주화에 너무 방어적·소극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임 전 실장은 "경제주체간 격차를 줄인다는 의미의 경제민주화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부자와 대기업을 끌어내리긴 쉬워도 중소기업과 서민을 끌어올리긴 어렵기 때문에, 정치권의 이런 논쟁이 늘 후자로 귀착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공세를 당하며 반박만 취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토론에서는 적극적으로 후보들의 문제점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역사관' 논란,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한 '책임론', '최저임금 5000원' 발언까지 비판받는 상황에서 더 이상 수세에 몰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비박주자들의 박 전 위원장을 향한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은 박 전 위원장에게 '역사관' 논란을 거듭 지적하며 "나는 학생시절 5·16은 혁명이라고 배웠지만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은 반대로 배우고 있다"며 "5·16에 관한 역사적 평가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전 위원장은 "임 후보님은 과거에 묻혀 사시네요"라고 웃으며 받아넘겼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는 분, 저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기존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임 전 실장이 "이러다 '따로따로 역사관'이 정립될까 우려돼서 하는 질문"이라고 말하자, 박 전 위원장은 "정치권이 이 문제로 싸우다보면, 잘못하면 나라까지 분열될 수도 있다"고 맞받았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당에 비상이 걸린 '공천헌금' 문제를 건드렸다. 김 지사는 "역대 대통령들은 측근관리, 인사관리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모두 불행한 말로를 걸었다. 청와대는 통상적인 관리로는 안 된다. 특별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안팎에서 이번 사안 외에도 여러 가지 공천비리가 있다는 소리를 듣는데 박 후보는 들어본 적 있느냐"고 질문하자, 박 전 위원장은 "김 후보는 새누리당 소속 아니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어 "지금은 수사가 진행 중인데 나오지도 않은 의혹을 마치 비례대표 대부분이 비리에 연루된 것처럼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과연 새누리당에 몸담은 분으로서 할 수 있는 얘기냐"며 "그런 것을 공개적으로 얘기해 새누리당이 마치 '복마전'인 것처럼 얘기한다"고 거듭 질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공과를 평가하기도 했다. 5인 모두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높이 평가한 반면, 소통부재 및 측근비리에 대해서는 비판했다. 이날 녹화된 토론내용은 11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