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6일 이명박 대통령의 10일 독도 방문 일정관련 보도의 엠바고를 파기한 일본 교도통신에 대해 중징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교도통신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전날인 9일 밤 10시 30분께 회원사인 일본 신문·방송사에게 기사를 송고하는 과정에서 일정·경호 엠바고를 파기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측은 지난 9일 다음날 오후 6시까지의 엠바고(일정 시점까지의 보도 금지)를 전제로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알린 바 있다.
그러나 교도통신의 엠바고 파기로 일본 언론에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사실이 보도됐고, 이에 따라 10일 하루 종일 국내 언론사들은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었다.
청와대 측에서 독도 방문 사실에 대한 보도의 엠바고만 오전 10시로 당긴 채, 이미 일본 언론의 탑기사로 보도된 내용에 대해 계속 엠바고를 요청했기 때문.
때문에 일본 언론에는 이 대통령이 오후에 독도에 도착했다는 기사가 보도됐지만, 이를 보도한 한국언론들은 청와대의 요청으로 기사를 내려야 했다.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첫 대통령의 독도 방문 사실을 일본 국민들보다 늦게 알게된 국민들의 분노는, 정부가 독도 방문에 대해 일본에 사전 통보했는지의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엠바고에 묶여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지 못한 언론을 향한 질타로 이어졌다.
박 대변인은 "현재까지 파악한 상황으로는 교도통신이 포괄적 엠바고를 인지한 상태에서 기사를 송고했다"며 "이것은 청와대 출입기자 등록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는 외부행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그 시기 및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사전에 보도해서는 안된다.
이는 대통령의 경호와 안전을 위한 규정으로, 이를 어길 때 청와대는 출입기자 등록 취소, 기자실 출입정지 또는 출입기자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돼있다.
그러나 이전에도 청와대의 지나친 엠바고 남발이 보도시점을 늦춰 검증을 봉쇄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왔던 만큼, 엠바고 관행과 적용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