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과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부자감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주통합당 김현미 의원(기획재정위 간사)은 21일 참여연대가 주최한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2012년 세법개정' 토론회에서 "MB정부 들어 부자감세를 많이 해, 재정이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복지 정책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그래서 세법이 굉장히 중요한 쟁점이 돼 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기재위원)은 "정부 세제개편안을 들춰보니 먹을 것이 없었다"며 "우리는 부자증세를 얘기해왔고, (부자감세가) 바로 잡힐 때 경제민주화가 훨씬 진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두고 "여당의 복지공약을 이행하기 조차 어렵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강병구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기존의 감세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세제개편을 통한 세수입 규모도 새누리당이 제시한 복지공약을 이행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강 소장은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2013년도에 1900억원 등 향후 5년간 1조6600억원의 세수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새누리당의 복지 공약은 5년간 26조5000억원의 복지재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저한세를 14%에서 15%로 1%p를 인상한 것에 대해선 "삼성전자의 실효세율은 최저한세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고작 1%p 인상한 것은 적정한 방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유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정세제위원장은 "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감면,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 등을 보면 공평과세를 이루려는 의지가 부족했다"며 "소득세와 법인세율 인상 같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종교인 과세를 제외한 것과 관련해선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과세 전환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종교법인의 수익사업에 대해선 일반 영리법인의 과세체계인 법인세가 과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정부의 세수추계가 부족해 실효적인 감시가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는 87개 항목에 대해 세제개편을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세수효과를 발표한 항목은 6개 뿐"이라며 "때문에 국회와 정당, 전문가, 시민단체의 실효성 있는 감시와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