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국가의 재정위기가 심화되고 금융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국내 증권사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체 지점 99개 중 20개를 통폐합 하기로 했고, 동양증권도 150개 중 20개를 줄였다. 증권사 직원은 지난해 말보다 0.7% 줄었다. 증권사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2009년 금융위기 후 처음이다.
"요즘은 퇴근 시간이 다 돼도 (택시)손님이 없어요. 여의도에 술집들도 한산하고…."
여의도 증권가에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유럽국가의 재정위기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경제 불황이 몇 년 동안 계속되자, 한국의 월가에도 후폭풍이 일고 있다.
한때 '신'(神)의 직장, 금융의 메카로 불리던 증권사들은 휘몰아치는 구조조정에 손쓸 방법도 없는 상황.
금융 당국은 증권거래의 각종 규제를 풀고, 헤지펀드(투자규제를 덜 받으면서 고수익을 노리는 투기자본) 등을 활성화해 시장을 살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의 위기가 얼마만큼 길어질지 또 이들이 어떻게 현안을 해결해 나갈지, 금융계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 증권사, 영업점 통폐합·직원 수 감원…생존경쟁 치열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전체 지점 99개 중 20개를 통폐합 하기로 했다. 동양증권도 150개 중 20개를 줄였고, 메리츠종금증권은 32개 중 12개를 줄인다.
최근 몇 년 동안 금융투자업계 영업실적이 부진하면서, 증권사들도 구조조정을 피할 길이 없게 된 탓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증권사 62개의 지점 수는 1744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99개)과 비교하면 1년 만에 55개(3.1%)가 줄었다.
지난 2009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발한 뒤에도 증권사 지점 수는 꾸준히 늘어왔는데, 최근 1년 사이 줄어든 것이다.
증권사의 인력 감원도 불가피하다. 1분기 기준으로 증권사의 전체 직원 수는 4만2388명을 기록한 가운데, 직전 분기인 지난해 말보다 0.7% 줄었다. 증권사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같은 기간 동안 정규직 직원은 0.2% 감소한데 그쳤지만, 계약직 직원은 3.1% 줄었다.
◆ 주식거래 얼마나 줄었으면…넉 달 연속 100조원 미달
한 달 동안 주식거래대금이 100조원에 미달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째.
지난해 8월 유럽국가의 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코스피가 급락한 때에도 주식거래대금은 한 달 평균 143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3조원까지 기록했던 주식거래대금은 최근 들어 5~6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식거래대금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최소 7조원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고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주식거래대금은 지난해 1분기 571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6조1000억원으로 32.5% 줄었다. 같은 기간 주식관련 손실규모는 3747억원 늘었다.
이와 관련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한 방향성을 띠어야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것이 따라와주지 않으면 증권사의 근본적인 실적개선은 어렵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