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지하를 빌려 룸살롱 영업허가를 받은 업주가 건물주도 모르게 룸살롱 양옆의 폐업으로 비워진 노래방과 단란주점을 추가로 사용해 영업을 했다면, 아무것도 몰랐던 건물주에 대한 취득세 중과세 문제는 어떻게 될까.
이 룸살롱은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땐 객실이 3개에 불과해 취득세 중과세 기준에 미달했지만, 건물주 몰래 노래방과 단란주점이 있었던 공간까지 사용해 객실이 무려 9개로 늘어나면서 외관으로 드러난 모습에선 취득세 중과세 대상이 된 상황.
빌딩관리를 대체 어떻게 했기에 비어있는 지하 상가가 2곳이나 룸살롱으로 이용되고 있는데도 몰랐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어쨌거나 이 건물주는 '꼼수의 달인' 수준의 세입자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의 5배나 되는 취득세 세금폭탄을 맞아야 했다.
조세심판원은 23일 "빌딩을 소유한 A회사가 '유흥주점을 할 수 없는 인가되지 않은 장소를 세입자가 불법으로 일시 사용한다고 취득세를 중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심판청구를 제기, 심리결과 취득세 중과세는 정당한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A법인이 빌딩을 사들인 시기는 지난 2010년 8월. 건물 취득 당시 지하 1층 상가들 중 101호는 노래연습장으로 운영되다 폐업으로 2005년부터 비워져 있었고, 단란주점으로 쓰였던 103호도 2009년 폐업한 이후 세입자가 없던 상황.
102호만이 건물을 취득하기 1년 전인 2009년 6월부터 룸살롱으로서 유흥주점영업 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었으며, 룸살롱 면적은 100㎡가 넘지만 객실이 고작 3개에 불과해 취득세 중과세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현행 지방세법에선 부동산을 취득한지 5년 이내에 손님을 맞는 객실의 수가 5개 이상이면서 영업장 면적이 100㎡를 초과하는 영업장소에서 룸살롱 및 요정영업 등 유흥주점업을 영위할 땐 일반적인 취득세의 5배로 중과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 심판원의 설명이다.
빌딩이 위치한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2011년 5월 이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지하 102호뿐만 아니라 101호와 103호에서도 룸살롱 영업이 이뤄지는 것을 발견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지자체 현장조사 결과 이 룸살롱은 문제의 101호부터 103호까지 객실 9개에 종업원 대기실, 창고, 주방을 갖추고 객실에 노래방기기와 조명 및 음향시설, 탁자, 소파 등의 시설을 완비하고 있었다.
특히 탁자 위에는 컵 등 테이블 세팅을 마치고 언제라도 손님을 맞을 준비가 끝나 있었다는 것. 이에 따라 지자체는 지방세법에 따라 중과세율을 적용해 취득세를 부과하게 됐다고 심판원은 전했다.
A회사는 이에 대해 "지하상가 중 B102호만 유흥주점으로 허가를 받았고 영업장면적은 126㎡로서 100㎡를 초과하지만, 객실면적이 영업장면적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객실수도 5개가 안 돼 취득세의 중과대상인 유흥주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102호 세입자가 가끔 101호와 103호 출입문을 개방해 영업한 적은 있지만, 객실 안이 보이는 노래연습장이나 단란주점이므로 유흥주점을 할 수 없는 장소"라며 "그런 곳을 세입자가 불법으로 일시 사용한다고 취득세 중과대상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심판원은 이에 대해 "102호는 영업장면적이 100㎡를 초과하나, 객실수가 5개 이상인 영업장소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102호와 연접한 101호의 객실 4개와 103호의 객실 2개를 주점영업에 사용, 세법상 유흥주점 영업장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판원은 이에 따라 "중과세여부 판단은 과세기준일 현재 고급오락장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건물주 동의 없이 건축물을 무단으로 용도 변경해 유흥주점으로 사용했더라도, 취득세 중과에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1지0873 (2012.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