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위원회 검토보고서, "추계치 과다 산정" 지적
소득·법인세 세수오차도 '심각'…"10% 이상 차이"
정부가 지난해 주요 조세감면 제도의 세수효과를 과다하게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증감 효과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해 무려 1조원 이상이나 예상이 빗나갔다.
또한 소득세, 법인세 등 주요 세목에 대한 세수추계도 상당한 오차를 보인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당초 정부예상보다 30%나 더 걷힌 세목도 있었던 반면, 15% 이상 덜 걷힌 세목도 있는 등 세입전망의 정확도가 형편없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세수효과 1조3433억원 부풀려져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실이 작성한 2011회계연도 일반회계 세입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세입예산에 반영시켰던 주요 세법개정 세수효과 추계금액과 실제 수납액과의 차이가 총 1조3444억원에 달했다.
당초 1조6000억원 이상의 세수효과가 기대됐던 주요 조세감면 제도들이 실제로는 성과가 미흡하거나 아예 없어서 실질적인 세수효과가 2680억원에 그친 것.
구체적으로는 법인세 분야에서 지난해 세입예산 추계 시 7050억원 세수감소 효과를 반영했던 '신성장동력산업 및 원천기술 R&D 세액공제'의 경우, 실제 세수감소액은 올해 기준 376억원에 불과했다. 오차금액이 6674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전문위원실은 "신성장동력 및 원천기술 R&D 공제의 경우 일반 R&D 공제보다 높은 20~30%의 공제율을 적용하는 제도이나 정부의 기대보다 세제지원 실적이 저조하게 나타났다"며 "이는 기업들이 신성장동력 R&D나 일반 R&D 공제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행 세법상 일반 R&D 세액공제는 지난 4년간 R&D 투자액의 평균액을 초과한 투자금액의 40%(중소기업은 50%)를 공제받을 수 있어, 기업 상황에 따라 일반 R&D 공제금액이 더 클 경우 굳이 신성장동력 R&D 공제제도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뒤늦게 수습에 나선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R&D 공제금액 산정기준을 4개년 평균에서 직년연도 투자금액으로 바꾸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정부 예상과 달리 세수효과가 '0'에 가까운 부분도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400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가 예상됐던 '해외펀드 비과세혜택' 폐지는 세수증대 효과가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비과세혜택 종료로 지난 2010년 8조9000억원 규모의 해외 주식형 펀드가 환매형태로 빠져나가는 등 해외펀드 자산이 15% 이상 줄어 당초 예상보다 배당소득 규모가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로 347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를 예상했지만 실제 세수효과는 1884억원 불과했고, 당초 1260억원의 세수효과를 예측했던 장기주택마련저축 소득공제 제도의 실제효과도 420억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예상보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사례가 적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정부가 지난해 333억원의 세수증가효과를 예상했던 퇴직소득 세액공제 특례도 사실상 2010년에 종료된 제도여서 지난해에는 세수효과가 한 푼도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정책수요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해 세수효과를 과대 포장하게 된 셈.
기재위 전문위원실은 "세수효과를 과다 추계하는 것은 세법개정에 따른 정책효과를 실제보다 과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세입예산안 편성시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효과를 보다 정밀하게 추계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소득·법인세 등 주요세목 세수추계 오차 '심각'
소득세, 법인세 등 주요세목의 세수오차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근로소득세, 법인세 등 4개 분야에서 10% 이상의 세수추계 오차가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종합소득세는 당초 예산(6조4293억원)보다 1조8706억원이나 더 걷혀 29.1%의 오차율을 나타냈고, 근로소득세도 예산(16조4983억원)과 실적(18조3977억원) 차이가 11.5%에 달했다.
30조9200억원의 세수실적을 예상했던 법인세도 실질적으로 34조3386억원이나 걷혀 11.1%의 오차율을 기록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3조4186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반면 양도소득세는 예산(8조6977억원)보다 실적(7조3894억원)이 오히려 15%(1조3083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오류를 줄이기 위해 현행 세수추계 방식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법인세의 경우 현재 추계구조상 내년도 소득금액 전망치가 정확히 산출되어야만 회귀분석 결과도 정확해 지는 구조인데, 통계의 핵심인 증가율 전망치가 임의적인 방식으로 정해져 전망치가 어긋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위원실은 "향후 법인 소득 전망을 산출할 때에는 당기순이익 시계열 자료, 경상 GDP, 환율 등을 변수로 추정하는 방법 등 보다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기술적인 추계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전문위원실은 근로소득세 실효세율 추계방식도 단순 평균방식에서 개선할 필요성이 있으며, 종합소득세 중간예납분 추계자료는 정확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개선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