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 '비밀통장', 과세당국에 다 내놨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실적 '급증'…신고금액 전년比 61.8% ↑

지난해 첫 시행된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가 도입 2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말 종료된 두 번째 해외금융계좌 신고결과, 시행 첫 해에 비해 신고인원과 신고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28일 2012년 해외금융계좌 신고결과 총 652명이 18조6000억원 규모의 해외금융계좌 보유현황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고인원은 전년 대비 24.2%(525명→652명), 신고금액은 61.8%(11조5000억원→18조6000억원)가 증가한 수준.

이 중 개인은 302명, 2조1000억원 규모를 신고했다. 신고계좌수는 1059계좌. 전년대비 신고인원과 금액이 각각 43.1%, 115% 증가했다. 법인은 350명이며 16조5000억원을 신고했다. 신고계좌수는 4890계좌로 집계됐다.

전년비 증가실적은 인원 11.5%, 금액 57%다.

개인 1인당 평균신고금액은 6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법인 1인당 평균신고금액은 471억원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신고현황은 개인의 경우 인원 기준으로 미국과 홍콩, 일본, 싱가포르, 중국 순이며 금액기준으로는 일본과 미국, 싱가포르, 스위스, 홍콩 순이었다.

특히 개인의 스위스 소재 해외금융계좌 신고금액이 전년 73억원에서 1003억원으로 대폭 증가한 부분이 눈에 띈다.

한승희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사진)은 이와 관련해 "엄정한 역외탈세 조사와 최근 발효된 스위스 정부와의 정보교환을 골자로 한 개정 조세조약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의 경우 인원기준으로는 아랍에미리트, 중구, 미국, 일본, 베트남 순이며 금액기준은 일본, 말레이시아, 미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순이었다.  

해외금융계좌 유형별 현황은 계좌수 기준으로 예적금 94.5%, 주식 2.8% 등이었으며 금액기준으로는 주식 49.4%, 예적금 48.9% 등이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해 미신고혐의자에 대한 기획점검과 세무조사 등을 통해 해외금융계좌 미신고자 43명을 적발, 19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올해도 각종 정보분석을 통해 적발한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혐의자 41명을 선정, 지난달 9일 기획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한 관리관은 "역외탈세 행위 우려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개별심층분석을 통해 올해 중 추가 기획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이 확인되는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해외자금원천, 관련소득 탈루여부 등을 면밀 검토해 탈세혐의가 포착되면 즉시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