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가 가입자의 비밀번호 등을 이용해 보험계약대출(옛 약관대출)을 받은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고령의 가입자는 이러한 사기에 노출될 위험이 커,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정보 유출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은 '보험계약대출 시 소비자의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가입자의 합리적인 대출이용과 피해예방을 도모한다고 밝혔다.
보험계약대출이란, 보험계약자가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보험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보험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환급금의 50~95% 범위에서 승인이 된다.
보험계약대출은 대출기간 중 보험계약이 만료되거나 해지되면 동시에 종료되는데, 보험회사는 약관상 보험계약대출을 승인할 의무가 있고 가입자의 청구를 거절할 수 없는 점이 대출사기에 악용되기 쉽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설계사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남편 명의를 도용해 보험계약대출이 사기에 악용된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계 빚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부터 은행권 대출을 줄이면서 생계유지를 위한 생활비 용도의 보험계약대출이 늘고 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보험계약대출은 연체돼도 대출금과 환급금이 서로 상계되는 만큼 부실 위험이 적지만, 설계사 등 보험회사 종사자가 임의로 보험계약대출을 받으면 가입자는 대출금 전액을 보상받을 수 없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회사가 일부 손해를 책임지도록 하지만, 가입자에 확인 소홀 등의 과실이 있으면 배상 한도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
가입자들은 설계사의 보험계약대출 신청서 위조에 대비해 개인 정보를 가급적 알리지 않고, 보안이나 인감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또한 이러한 대출사기는 월납보험보다 일시납보험에서, 보장성보험보다 저축성보험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어, 이를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저축성보험의 해지환급금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현열 금감원 법무실 법무2팀장은 "금융소비자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분석해, 피해를 방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