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전태일 재단 방문이 무산되자 발길을 돌리고 있다.(사진 = 김용진 기자)
'전태일 동상' 헌화…항의로 꽃 던지기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8일 '광폭행보'의 일환으로 전태일 재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유족들의 거부로 무산됐다.
전태일 열사 유족들은 박 후보 방문에 앞서 이날 성명을 내고 "너무 일방적인 통행이라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방문거부 의사를 밝혔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박 후보의 추모방문이) 진정성이 없다"며 "22명의 노동자가 죽은 쌍용자동차 대한문 분향소는 찾아가 보지도 않으면서 여기 오는 것은 순서가 잘못되고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25분께 현장에 도착했으나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전태일 재단으로 통하는 골목길에 시민단체와 쌍용차 노조원 등 60여명이 막아서면서 진입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박 후보는 박계현 전태일 재단 사무국장과 통화 한 후 10시29분께 발걸음을 돌렸다.
또한 전태삼씨는 "대한문 앞에서 더 이상 죽으면 안 된다고 시민들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호소하고 있다"며 쌍용차 사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최근까지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쌍용차 사태해결을 위해 시위를 벌여왔다.
발길을 돌린 박 후보는 청계천 6가에 있는 '전태일 다리'로 이동해 전태일 동상에 헌화했다. 하지만 한 남자가 박 후보가 놓은 국화꽃을 던져 한때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민주통합당 전순옥 의원은 이날 박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에 대해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전 의원은 성명을 통해 "박 후보가 좋은 취지로 재단을 방문하는 것이겠지만 이 나라 노동의 현실은 그렇게 쉽게 개선될 수 없을 만큼 문제투성이가 돼버렸다"며 "현재의 노동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