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무원 재직중인 ‘나공무’ 씨(40세)는 은행 갈 때마다 연금저축을 권유 받는다.
하지만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로 절세가 된다는데 막연하게 가입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퇴직 후 공무원연금과 연금저축을 같이 수령하면 세금이 크게 증가한다고 들었기 때문.
당장 소득공제가 되는 것은 좋은데 나중에 더 크게 세금을 내는 게 아닐지 걱정스러운 것이다.
현재 공적연금소득(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과 사적연금소득(연금저축) 등 퇴직연금 합계액이 연간 6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로 신고해야 된다.
종합과세란 다른 소득과 함께 다음연도 5월 달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것인데 공무원들은 앞으로 퇴직 후 받는 공무원연금만 해도 연간 600만원을 초과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적연금까지 가입했을 경우 세금이 많이 증가할 수 있다.
다만 공적연금의 경우 2002년 이후 근로 제공분에 대한 연금만 과세되므로 현재 공무원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종합과세 대상자가 많지는 않다.
먼저 연금저축 가입으로 절세되는 금액을 알아보면 총급여 5000만원인 경우 종합소득공제가 300만원이고, 다른 소득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400만원 연금저축에 가입시 66만원(누진세율 15% 적용, 주민세포함)만큼 절세 효과가 있다.
그러면 앞으로 20년 뒤인 60세에 공무원을 퇴직해 공무원연금소득이 월 200만원(모두 과세대상 가정, 세전금액)이고, 연금저축의 연금소득이 월 100만원이라고 가정시 연금 수령에 따른 세금을 알아보자.
현행 세법 기준으로는 우선 공무원연금과 연금저축의 연금소득이 연간 3600만원(600만원 초과)이므로 종합과세 대상이다.
이에 대한 소득세는 약 300만원(타 소득없음, 소득공제 210만원 가정, 주민세 포함)이다.
공무원연금소득이 2400만원만 있는 경우라면 세금이 약 122만원인데 사적연금소득이 1200만원 추가돼 세금이 약 178만원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내년에 세법이 지난 8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처럼 개정된다면 어떻게 될까?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연금소득에 대해 공적연금을 제외하고 사적연금이 연간 1200만원 이하인 경우 분리과세로 과세가 종료된다.
세법 개정안을 근거로 계산할 경우 총 세금은 약 188만원으로 줄어든다.
사적연금이 연간 1200만원 이하이므로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각각 계산할 수 있으므로 공적연금은 122만원, 사적연금은 66만원의 세금이 각각 적용된다.
분리과세 기준금액은 대체적으로 연금소득 발생시점의 법에 따라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가입자도 개정된 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사적연금소득이 연간 12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세금은 개정 전과 같아지게 된다. 사적연금과 공적연금을 합쳐서 종합과세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의 사적연금이 연간 1200만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연금개시시점에 연금수령기간을 늘리거나, 연금수령방법을 종신연금형으로 하여 연금수령액이 연간 1200만원 이하로 낮추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이번 세법개정안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연말에 국회를 통과해야 비로소 확정이 된다는 것이다.
또 연금·기타소득이 연간 4000만원이 초과할 경우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박탈되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
연금소득이 높으면 자녀 직장 건강보험의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따로 보험료를 납부해야 되는데, 올해 9월부터 적용하기로 했으나 관계부처 반발로 내년 초로 연기됐다.
마지막으로 추가적으로 연금을 받고 싶으나 세금이 걱정되는 경우에는 이자소득으로 분류되는 연금보험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한가지의 방법이다.
장기저축성보험의 경우 연금소득이 아닌 이자소득으로 분류가 되므로 10년 이상 가입시 이자소득세 또한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
앞으로는 10년 이내 연금개시, 중도인출이 불가능 것으로 예상되므로 가입하려면 시행령 개정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승조 세무사 약력]
現 농협은행 WM사업부 근무, 전 세무법인, 증권사 등 근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