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룰 협상과정 놓고 非文, '네 탓' 공방
그동안 문재인 경선 후보를 맹공격하던 非文(비 문재인) 후보들의 화살의 방향이 문 후보가 아닌 같은 非文을 향해 날아갔다.
정세균 후보는 7일 SBS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 손학규 후보를 향해 "모바일 투표는 검증이 안돼서 전적으로 의존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내 주장이 묵살당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후보는 "사실 경선 설계가 부실화 된 것은 비문이 아니라 비정(비 정세균) 후보가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당원은 당의 기본인데 당원을 홀대하지 말자고 했는데 다른 후보들이 동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손 후보는 "허허" 웃으면서 "혼자서만 빠져나가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뼈있는 농을 던졌다.
손 후보는 "우리 경선 캠프에서는 불완전한 모바일 투표는 안 된다고 했었다"며 "모바일 투표로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보통, 비밀, 평등, 직접 선거라는 원칙에 위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듣고 있던 김두관 후보는 "정 후보가 주장하는 것을 다른 후보들이 동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나는 늦게 출마했다"며 "경선 룰을 정할 단계에 참여해서 (여의치 않았다.) 처음부터 대선에 참여했다면 그런 점(경선 룰 협상)들을 충분히 함께했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내가 네 분의 후보와 당 대표간에 5자 회담을 제안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정 후보는 "미리 사전에 지혜를 모아서 방안을 만든 다음 해결책이 나오는 만남이 됐으면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TV토론은 문 후보에 대한 집중포화를 예상했었지만 비문 진영의 세 후보가 서로 난타전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는 결선투표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문 후보가 8연승으로 누적득표율 46.8%인 상황에서 결국 비문 후보들이 기대를 걸 것은 결선투표 밖에 없다.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더해 비문 측이 이제와서 경선 판을 깨려한다는 우려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여기에서 빠져나올 방안으로 경선 룰 협상과정을 거론하며 비문 진영끼리 서로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문, 아무리 급해도 文 공격은 '필수코스'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비문 후보들이지만 이날 TV토론에서 문 후보에 대한 공격은 빼놓지 않았다.
김 후보는 "당 경선이 흥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비문 후보 3명 때문이라고 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문 후보는 "선거인단이 계속 늘다가 뚝 떨어진 것은 (비문 후보들이 불참한) 울산 경선 때문"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김 후보는 "100만명의 선거인단 중 실제 50%만 참여했는데 이는 참정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공격했고 문 후보는 "현장투표율은 20%가 안되지만 모바일 투표율은 60%가 넘는데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라고 맞섰다.
투표율이 낮다고 주장하는 모바일 투표가 대의원이 참여하는 현장투표보다 3배 이상 더 많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손 후보는 경선 룰과 친노 계파에 대해서 문 후보와 날선 공방을 벌였다.
손 후보는 "문 후보는 내가 당대표하던 시절에 경선 룰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문 후보가 (비문 진영에서) 친노와 비노를 자꾸 갈라서 얘기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친노 권력의 책임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민주당은 다 친노이고 다 친김대중이다. 친노라는 가치는 존재하지만 계파와 정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를 들은 손 후보는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데 억지로 손으로 가린다고 그게 가려지느냐"라며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통합하고 어땠냐. 한명숙 전 대표와 문성근 전 최고위원이었던 시절, 총선 공천이 어땠느냐"라고 총선 패배 책임을 따져물었다.
문 후보는 "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것이 친노의 책임이냐.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 친노 때문이냐"라며 "내가 경선에서 이기고 있는 것도 친노 때문이라고 하면 안 된다" 맞대응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