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4월부터 자기차량손해(자차)보험 등 임의보험의 경우 계약자가 원하는 항목만 선택적으로 가입해 자동차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자차보험 가입시 '차대차 충돌'만 선택해서 가입할 경우 연간보험료를 35.5%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6일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변경하는 개정안을 이같이 발표했다.
금감원은 이번 개정으로 소비자 권익을 해치는 불공정한 약관조항을 정비하고 표준약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는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보험가입자가 입는 손해를 보상하는 자차보험의 경우 보험계약자가 충돌 접촉 폭발 도난 등의 항목 가운데 원하는 내용만 선택할 수 있도록 표준약관을 개정키로 했다. 현재는 소비자들이 보험회사의 표준약관에 정해진 보장내용대로 보험에 가입할 수 밖에 없어 원하지 않는 보장 내용에 대해서도 보험을 들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
보험사의 면책조항도 정비된다. 현재는 상법보다 불리하게 규정되어 마약·약물중독 상태에서의 운전과 관련한 자기신체사고,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는 면책되어 보험사가 보장하지 않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이 조항을 삭제하여 보장할 예정이다.
또 피보험자가 여러 명일 경우 면책조항이 관련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불합리한 점도 바로잡아 앞으로는 고의사고에 가담하지 않은 선량한 피해자는 보상을 받게 된다. 가령 A가 B에게 자동차를 빌려준 후 B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경우 현재는 피보험자 개별적용을 하지 않아 보험회사는 A,B 모두의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지만 앞으로는 고의사고에 가담하지 않은 A가 자동차 소유자로서 책임을 지는데 따른 손해는 보상한다.
또한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약관 설명의무 싯점을 현재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에서 ‘보험계약자가 청약을 한 때’로 개정했다. 자필서명 누락시에는 계약 성립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의무보험을 제외하고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하였으며 이미 납입한 보험료와 이자를 지급하도록 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보험금 지급을 지체할 경우에도 보험개발원이 공시한 정기예금이자를 지연이자로 지급하도록 강제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횡포 등 보험회사의 부당행위에 대한 재제조항도 신설됐다. 보험사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곤궁, 무지, 무경험 등을 이용해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합의를 하였거나 보험금 지급거절 및 지연지급의 사유가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제기하여 손해를 입게 했을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와 함께 어려운 용어를 쉬운 용어로 바꿨으며 보험회사의 계약승낙 통지기간도 기존 30일 이내에서 15일 이내로 단축했다. 만약 이 기간 동안에 보험사가 승낙통지를 하지 않으면 승낙한 것으로 간주된다. 만약 보험사고 발생사실을 모르고 청약철회를 한 경우에는 철회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약관에 명시하도록 했다.
자기신체사고, 운전자 한정특약 등에 대한 규제완화를 통해 상품개발의 자율성을 확대했다.
금융감독원은 12월중 관련규정을 개정한 후 내년 4월 이후 책임이 개시되는 계약부터 이번 개정 표준약관을 적용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