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세법심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된 이달 22일 본회의에서의 세법개정안 통과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6일 국회, 기획재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이날 오후 진행될 예정이었던 조세소위 세법심의가 돌연 취소됐으며, 추후 세법심의 일정도 8일 재정위 전체회의 이후로 연기됐다.
소위 심사 중단 이면에는 전날 언론을 통해 알려진 기획재정부의 경제민주화 대응관련 내부문건이 단초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정치권에서 논의해 온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을 사실상 반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정부 내부 보고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도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후보캠프 측은 "정부가 여야와 정치권이 공감하는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를 외면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 상황이다.
재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제안한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도입, 재벌세 신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 강제화 등 주요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파장이 커지자 재정부는 "공식입장이 아닌 업무 참고자료에 불과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치권의 비판 강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선을 앞둔 시기에 공직자들이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세법을 심의하는 조세소위 일정에도 큰 차질이 발생했다.
조세소위원장인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재정부 경제민주화 문건 문제로 야권 의원들이 재정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하며 소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며 "파행이 지속될 경우 오는 22일 본회의까지 세법심의를 완전히 마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조세소위는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갔으나, 논의 초반부터 소득·법인세 문제 등 쟁점법안 심사가 몰리면서 진도율이 상당히 더딘 상황이다.
재정부는 세법심의 중단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위 일정이 지속적으로 연기돼 심사가 부실해지면, 합의 일정도 지연될 수 있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