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400조원 육박, 전국주택매매가격 –1.4%
KDI "장기고정금리 '적격대출' 늘려야"
정부의 부동산시장 거래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국 주택매매가격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고, 아파트 거래량 또한 장기 평년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담보대출 잔액이 올해 8월 기준 4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빚내서 산 집들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주택구매자들의 손실은 점점 커지고 이에 따라 대출이자도 못 갚는 우려스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6일 KDI(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2012년 3/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기준 실질 주택매매가격은 전국적으로 –1.4%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서울(-4.6%), 경기(-4.5%), 인천(-5.8%) 등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비수도권 주택매매가격 증가율도 둔화(전년대비 0.5%)돼 전반적인 주택가격이 떨어졌다. 작년 높은 상승률을 보인 전세가격도 지난해보다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아파트 거래량은 광주를 제외한 수도권 및 6개 광역시에서 모두 감소했고, 아파트 입주물량도 9월 기준 전국적으로 1만4920호로 작년보다는 소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2000년 이후 장기 월평균(2만4794호)에는 크게 못 미쳤다.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작년 4/4분기 389조2000억원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397조원(은행권 311조5000억원)으로 채 1년도 되지 않아 8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액(8.0%↑) 일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4.0%↑)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9월 주택담보금리(4.29%)가 예전보다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연체율(0.86%)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보고서는 이처럼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저소득층 및 결혼적령기를 맞이한 20~30대 계층에 ‘적격대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적격대출이란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시중은행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매입한 뒤 유동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의미한다. 적격대출 평균금리(4.56%)가 일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보다 낫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적격대출은 올해 3월 출시된 이후 9월까지 누적금액이 8조원에 이를 정도로 상승세가 빠른 편이며 이 가운데 59%가 결혼 적령기인 20~30대로 알려졌다. 실제 적격대출 회귀분석 결과 LTV 등을 고려할 때 20~30대가 적격대출을 받는 경우 725만원의 여력이 더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주택시장 부채구조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적격대출 등 장기고정금리 대출비율을 보다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잔액기준 85%), 주택담보대출 일시 상환 중 3년 만기 초단기 비중이 56%인 점 등 부채구조가 금리변동에 따라 불안정한 구조여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장기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KDI 송인호 연구위원은 "적격대출 확대는 LTV를 완화함으로써 한계차입자의 주택구입이용도를 높이는 편익을 제공하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연체율 상승 등 위험요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