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에 가입한 보험가입자는 과음으로 사망하더라도 따져볼 것이 많다. 재해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할 것인지 일반사망으로 볼 것인지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약관상 일반 사망시 지급하는 보험금보다 재해로 인해 사망할 때 보험금이 더 많이 지급된다. 따라서 보험금을 받는 수익자의 입장에선 더 많은 보험금을 받기위해 재해로 인한 사망을 인정받기를 원한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과음으로 사망한 경우라도 평소에 과음으로 체질적으로 문제가 생긴 상태라면 재해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북에 거주하는 A씨는 음주 후 여관에 투숙 중 사망하는 사고를 당했다. A씨의 가족은 A씨가 평소 건강한 상태에서 과다한 음주로 인해 사망했다며 보험사에 재해사망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에 보험사는 피보험자가 평소 과음하여 건강을 해친 상태에서 과음하여 사망한 것이어서 재해사망보험금이 아닌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 넘겨졌다.
보험사는 경찰이 작성한 변사사실확인원을 근거로 일반사망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서가 작성한 확인원에 따르면 A씨는 평소 1주일에 4일 정도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고 폭음을 하였으며 2~3일간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누워 있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특히 3년전 A씨의 막내 동생이 익사 후 음주량이 늘었으며 사망 당시에도 소주를 마시고 잠을 자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보험사는 약관에서 말하는 재해는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경찰서의 변사사실확인원에 기록된 것처럼 평소에 과도한 음주습관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체질적인 요인에 의하여 사망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A씨의 경우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 체질적으로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일반 사망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해당 보험의 약관에는 재해라 함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라고 정의하고 있었으며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부요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부요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수익자인 유족은 A씨의 과다한 음주습관 부분은 과장된 진술이라며 재해에 의한 사망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과거에 술을 즐긴 것은 사실이나 사고가 생기기 상당기간 전부터 특별한 일이 없으면 술을 마시지 않았고, 경찰서의 변사사실확인원에 기록된 내용은 A씨의 형이 부검을 원하지 않아 과장하여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재해사망으로 인정받으려면 우발적 음주에 의한 불의의 중독으로 사망 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재해로 인한 사망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부족으로 유족들의 신청을 기각했다. 분쟁조정위원회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재해로 인한 사망을 입증하기가 곤란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음주관련 사망이 재해사망으로 판정 받기 위해서는 ‘우발적 사고’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음주로 인한 우발적 사고의 유형중 대표적인 것은 음주 후 구토로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하는 경우이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급성 알콜 중독에 이르러 사망한 경우 또는 음주 후 혈압상승 상태에서 부부행위 중 사망하는 사례 등이 우발적 사고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은 사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