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뒤 증거불충분으로 법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면 교통사고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비록 법적으로는 무혐의를 인정받았더라도 음주운전 사실이 확인된다면 보험회사가 자기차량 손해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K씨는 음주상태에서 신호위반하여 주행 중 정상 주행 중인 다른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그는 검찰로부터 음주운전과 관련하여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교통사고사실 확인원에도 음주운전이 제외되었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이유로 자기차량손해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에 손해액 1,393만원의 자기차량 손해보험금을 지급하라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에 보험사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에 ‘피의자가 혈중알콜농도 0.199%의 술에 취한 상태로 트라제 승용차를 운전한 사실은 인정된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자동차 보험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음주운전에 해당되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쟁위원회로 넘겨졌다.
보험사는 해당약관에서 운전자가 무면허 운전을 하였거나 음주운전을 하였을 때에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한계치 이상으로 술을 마시고 운전하거나 도로교통법에 의한 음주측정을 불응하면 음주운전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보장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검찰청의 불기소 이유서에서 “혈중알콜농도 0.199%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에 비추어 음주운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또한 검찰로부터 음주운전과 관련하여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채혈이 이루어지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는 형법상의 판단에 불과할 뿐이며 이를 당해약관 해석에 참조할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유사판례에서도 구체적인 음주 수치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운전자 입에서 술냄새가 많이 나고 말을 할 때 혀가 구부러지면서 발음이 불명확하였고 걸을 때나 움직일 때 휘청거렸다면 구체적인 음주수치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음주운전으로 판단한 바 있다.
상법 제659조는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상 무면허운전이나 음주운전의 경우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상해 등 자기신체사고 손해가 있었다면 그 손해가 설사 음주운전을 하던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고 발생과정에 과실이 있었을 뿐 고의 또는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가 없었다면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