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 대선후보 조세공약 보다 명확해져야"
유력 대권후보들의 조세공약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각 대선주자들이 무상복지, 무상보육 등 국민들의 표심을 흔들만한 정책들은 내놓고 있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구체화 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납세자연합회(회장 홍기용)가 '18대 대통령선거의 세금공약과 납세자'를 주제로 개최한 납세자포럼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각 대선후보들의 조세정책에 대한 분석결과와 대안점을 제시했다.
전규안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늘 주요 대통령후보의 세금 공약을 평가하는 자리지만 각 당 후보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이 없어 사실상 평가할 것이 없다"며 각 당 조세공약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전 교수는 이어 "대통령 후보자들이 비과세․감면을 줄여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폐지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며 "세율인상의 경우 법인세 인상은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며, 소득세 개정은 세율과 과표 구간을 동시에 고려해서 수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앞두고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대선 후보자의 복지공약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승룡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봉급생활자들은 세금납부에 대해 스스로 유리지갑이라 칭하고 있다"며 "봉급생활자 입장에선 자영업자들이 세금을 정직하게 납부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불공정하다고 인식하는데 지금 또 조세부담률을 높이면 조세저항은 당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선은 모두가 복지대통령이 된다며 복지공약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며 "선거철에만 복지공약이 쏟아지는 것을 반성하고 복지가 마치 유권자의 표와 교환하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각 당의 정책공약이 수반될 세수효과 등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광윤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대선 후보자들이 제시한 정책공약을 살펴보면 대규모 추가 재정지출이 예상되는 공약은 많은데 재원 조달을 위한 뚜렷한 세금공약이 미흡하다"며 "앞으로 증세나 감세가 포함된 정책을 공약하는 경우 구체적 세목과 세법 개정방향 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세원투명성 확보 및 세수증대 차원에서 간이과세제도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다.
제도적인 측면에 더해 국세청의 행정력을 높일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제뿐만 아니라 집행 측면에서 국가가 주어진 세무조사를 강하게 할 것인지, 간접적으로 성실납세 문화 확산에 초점을 둘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의 구조적 모순점도 지적됐다. 특정계층과 대상에 대한 세금감면이 특별법 형식으로 한 곳에 모여 있어 국회 심의과정에서 이익단체들의 영향력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에 규정된 감면제도는 전 국민에게 영향력이 가는 법안보다 특정집단에 혜택을 보는 조항이 많다"며 "이들 단체가 국회 심의과정에서 로비를 하기 때문에, 아예 조특법 심의는 국회가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포럼에는 새누리당, 민주당, 안철수 캠프의 정책실무진들도 참석해 각 당의 조세정책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상규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은 "법인세율 인상에 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법인세 인상보다) 대기업 최저한세율 인상하는 안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비과세 감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 측에선 이보다는 실질적인 증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길돈 민주통합당 기획재정 전문위원은 "현재 조세부담률이 19.8% 수준인데, 이를 21%까지 높이면 20조의 세수 증가 효과가 나와 (민주당 공약에 대한)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를 대표해 나온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도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방안에 동의하면서, 특히 소득세 분야 최저한세율 도입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조세부담률 1%정도 상향하는 것은 좋다고 본다"면서 "소득세도 (법인세처럼) 최저한세율 개념처럼 한도를 둔다면 이외 특정항목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으므로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