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감면 총액한도 방안 마련…국회에 제시
기획재정부가 무분별한 비과세·감면 혜택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 또는 기업별 비과세·감면 총액을 제한하는 제도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8월 발표한 2012년 세법개정안에 각종 비과세·감면 축소 방안을 담았지만, 최근 진행된 국회의 세법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비과세·감면 축소안의 통과가 어려워짐에 따라 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한·일 재무장관 회의 이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개인 및 기업별 비과세·감면 총액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특정 개인이나 사업자별로 비과세·감면 총액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지난 22일 비과세·감면과 관련된 새로운 안을 제시했고, 정치권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세법상 규정된 수많은 비과세·감면 혜택을 정비해야 하지만 개인사업자나 기업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 일부 비과세·감면만 축소할 경우 조세저항이 커질 우려가 있어, 정부차원에서 합리적인 해결책으로 총액한도 제한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장관은 "비과세 감면의 수혜 계층, 산업별로 이해관계가 다 있기 때문에 저항과 반발을 외면하기도 어려운 정치권의 입장을 감안하면서, 좀 더 현명한 방법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했다"고 제도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박 장관은 최근 대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복지재원 확충을 위해 세율 인상 등 증세가 논의되고 있지만, 증세 이전에 비효율적인 비과세·감면을 줄여 세수를 확충해야 한다며 비과세·감면 총액한도 설정을 추진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박 장관은 "재정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비과세 감면을 줄이는 것이 세율을 올리는 것보다는 우선 순위가 높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하지만 큰 정치 일정을 앞두고 비과세 감면을 줄이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10여 차례 세법소위를 거치면서 당초 정부가 제출한 비과세 감면의 축소폭이 상당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며 "그래서 비과세 감면이 중복되고 너무 많아지지 않도록 감면의 총액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장관은 비과세·감면 제도를 하나씩 정비하거나 일몰시한을 연장·축소하는 방법에 비해 개인 및 기업별 비과세·감면 총액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이고 간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제도로 개별 비과세 감면과 일몰시한을 정리하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실질적 비과세 감면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슬기롭게 풀 수 있도록 정치권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