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개인사업자 최저한세율 35%, 추가 인상
정부가 무분별한 비과세·감면 혜택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고소득 연봉자를 대상으로 연말정산 소득공제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개인사업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현행 35%의 최저한세율을 고소득사업자들만 대상으로 추가 인상해 세부담을 늘릴 방침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한·일 재무장관 회의 이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개인 및 기업별 비과세·감면 총액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특정 개인이나 사업자별로 비과세·감면 총액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지난 22일 비과세·감면과 관련된 새로운 안을 제시했고, 정치권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세법상 규정된 수많은 비과세·감면 혜택을 정비해야 하지만, 개인사업자나 기업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 일부 비과세·감면만 축소할 경우 조세저항이 커질 우려가 있어, 정부차원에서 합리적인 해결책으로 총액한도 제한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업과 개인의 비과세·감면 총액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최저한세율 인상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한세율이란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있는 기업과 개인이 최소한 납부해야 하는 법인세 및 소득세의 세율을 말한다.
즉 정부에서 기업과 개인에게 적용되는 최저한세율을 인상할 경우 비과세·감면 혜택으로 받을 수 있는 감세혜택이 일률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비과세·감면 정비를 추진 중인 재정부는 이미 지난 8월 발표한 2012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현행 14%에서 15%로 올리기로 했다. 최근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16%까지 올리기로 여·야간 합의를 마친 상태다.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16%까지 올림으로써 대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는 각종 비과세·감면의 총액한도를 줄이는 방안은 이미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이제 재정부는 대기업에 이어 고소득 개인사업자 및 근로소득자 등 부유층의 비과세·감면 한도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우선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개인사업자들에게 적용되는 최저한세율을 현행보다 다소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산출세액의 35%로 설정된 개인사업자 최저한세율을 고소득사업자만 대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이 얼마 되지 않는 중소·영세사업자들을 대상으로는 최저한세율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특히 개인사업자 이외에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고소득 근로자에 대해서도 비과세·감면 한도를 축소할 방침이다. 다만 사업자들과 달리 최저한세율이 적용되지 않는 근로소득자들에 대해서는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을 줄이기로 했다.
재정부는 일정금액 이상의 근로소득을 받는 고연봉자들에 대해서만 현재 한도가 전혀 없는 연말정산 소득공제 총액금액에 한도액을 설정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저소득 근로자나 중산층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이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에 한도를 두지 않을 방침이다. 또한 기본 공제, 장애인 공제, 의료비 공제 등 연말정산 소득공제가 반드시 필요한 항목들은 총액한도 축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박 장관이 발표한 비과세·감면 총액한도 설정 방식은 아직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 검토 중인 방안이며, 조세소위를 통해 국회에 제시하긴 했지만 여·야 사이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개인사업자 최저한세율 인상폭과 고소득 근로자 연말정산 소득공제 한도금액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