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에 ELS 판매 '금지'…금감원, 내년부터 검사 돌입-조세일보모바일

고령자 일러스트

펀드 가입의 경험이 없었던 70세 A씨는 지난 2007년 한 은행에서 ELS 펀드에 3억원을 투자했다.

이 상품은 2년 동안 코스피200, 니케이225(일본 증시) 주가지수가 30% 넘게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률이 16%에 달하지만,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는 파생 상품이다.

A씨는 원금의 34%를 잃었고, 금융감독원은 은행 직원의 위험 설명이 소홀했다고 판단, 손실액의 40%를 은행이 배상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A씨와 같이 투자 경험이 적은 고령자에게 금융회사들이 복잡한 파생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주가연계증권(ELS) 판매가 급증한 가운데, 투자자의 위험관리는 소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표준 투자 권유 준칙'을 개정하고, 내년 1분기부터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파생 상품에 처음 투자하거나 투자 기간이 1년 미만인 고령자의 경우 지점장 확인을 받아야 ELS 가입이 된다.

또 하루 이상 숙려 기간을 둔 뒤 다음날부터 가입이 허용되고, 80세 이상의 투자자는 가족이나 후견인의 동석 및 통화를 통해 투자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만일 주가 등이 하락해 조기 상환 날짜가 경과되거나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경우에는 금융회사가 이를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

한편, ELS 잔액은 2010년 16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28조5000억원, 올해 9월 37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1년 동안 ELS관련 상품은 총 24조4000억원 판매됐는데, 이 중 65세 이상의 투자자 판매액은 4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17.1%에 달했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고령자 중 파생 상품 투자 경험이 없거나 1년 미만인 경우는 34.4% 수준을 보였다.

신상균 금감원 금융서비스개선1팀장은 "내년부터 금융회사 검사를 강화하고, 고령자 판매 현황을 중점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령자에 ELS 판매 '금지'…금감원, 내년부터 검사 돌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