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린 가정주부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정품 시가로 총 150억원 넘는 짝퉁을 판매하다 관세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세관장 김기영)은 6일 샤넬 등 해외 유명상표를 위조한 가방을 비롯해 4년 동안 짝퉁 2만점을 시중에 판매해온 가정주부 A씨(35세)를 붙잡아, 지난달 20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8년부터 유아용품 인터넷 공동구매 카페에서 아동복을 팔기 시작했지만, 경기침체와 함께 아동복 시장의 경쟁까지 치열해지며 매출이 크게 줄어들자 짝퉁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동대문 시장 등에서 구입한 중국산 가방, 구두, 악세사리 등 짝퉁 2만점을 다시 팔아 2억원 이상의 이익을 남겼다.
특히 A씨가 팔아치운 짝퉁 제품을 정품 시가로 환산할 경우 15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짝퉁 판매로 수익이 오르자 올해 2월에는 본격적인 짝퉁 판매에 돌입, 아예 짝퉁을 보관할 별도의 창고까지 마련했다. A씨는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주택가 빌라 한 채를 빌려 짝퉁 보관창고로 사용해왔다.
지난달 첩보를 입수한 서울세관에서 A씨의 빌라를 덮쳤고, 빌라 1채에서만 짝퉁 2000점을 압수했다.
또한 A씨는 세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짝퉁을 판매하고 얻은 이익도 자신의 자녀들이나, 친정 어머니, 시어머니 등의 차명계좌로 관리하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수사망을 피했다.
7살, 9살 짜리 두 아이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 A씨는 "무심코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가 돈을 벌어보려는 욕심에 짝퉁 판매 유혹을 못 이겨 범죄자가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무엇보다 아이들 볼 낯이 없다"고 후회했다.
한편 서울세관은 루이비통 등 해외 유명상표를 위조한 가방 등 짝퉁 800점을 판매한 의류 매장 주인 B씨(40세, 여)도 적발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동네 옷가게를 운영하던 B씨는 매출이 오르지 않자 결국 중국산 짝퉁을 팔기 시작했고, 그동안 정품 시가로 16억원에 달하는 짝퉁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세관은 중국산 짝퉁을 가정주부 및 동네 옷가게에 공급한 밀수업자의 뒤를 쫓는 등 수사망을 확대할 계획이며, 짝퉁 근절을 위한 홍보를 강화하고 위조상품 밀수를 통관단계에서부터 차단하는데 노력할 방침이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전문 밀수·판매 조직이 아닌 가정주부와 골목 상인들까지 상대적으로 수익이 보장되는 짝퉁 판매의 유혹에 손쉽게 빠져들었다"며 "한 순간의 실수로 범죄의 나락에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