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가를 2차 TV토론의 막이 올랐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주최로 10일 오후 8시에 열리는 TV토론에 명운을 건 모습이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지원이라는 변수로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애가 타는 상황에서 이번 TV토론은 지난 1차 TV토론에 이어 주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꾸준히 오차범위 안팎을 오고가며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에게 뒤지던 문 후보는 안 전 후보의 지원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SBS와 TNS가 7~8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후보는 47.6%, 문 후보 43.6%로 4%p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지난달 30일 같은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 46.0%, 문 후보 37.8%로 8.2%p 차이난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박 후보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더구나 지난 1차 TV토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공격에 당황해 토론 내내 굳은 표정을 한 채, 말실수까지 했던 박 후보는 이를 만회해야 한다. 그래서 박 후보 캠프에서는 박 후보에게 무조건 참고 웃으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문 후보도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있는 것이 아니다. 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아직까지 뒤쳐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게는 오차범위 내에서 많게는 오차범위 밖인 7%p까지 차이난다. JTBC·리얼미터의 8~9일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 50.6%, 문 후보 43.8%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에 문 후보는 그동안 새누리당에 비해 강세를 보여왔던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등을 강조하며 박 후보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쓸 전망이다.
1차 토론 주제가 외교·통일·안보로 박 후보가 문 후보의 안보관을 가지고 공격하는 편이었다면 2차 토론 주제인 경제 분야에서는 문 후보가 재벌개혁 등을 가지고 선제 공격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 朴 '성장·민생' vs 文 '증세·복지' =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성장과 증세, 민생과 복지를 놓고 대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는 사실상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안을 거부함으로써 재벌개혁에서 후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결국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기업을 옥죄기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두고 민생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무리한 재벌개혁과 대기업 옥죄기는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초래하는 한편, 사회를 분열시켜 싸움만 부추기고 민생에는 관심이 없는 정책이라고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서도 박 후보는 복지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
어려운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위해 새누리당에서 내놓은 복지공약을 설명하며 공약(空約)이 아니란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야당의 복지공약은 재원이 너무 많이 들어 실현가능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후보는 자신의 공약은 실현가능성이 충분하며 증세 없이 가능하다는 점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세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을 파고드는 전략인 셈이다.
반면 문 후보는 재벌개혁에 방점을 두고 박 후보를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이 무차별적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는 이 때 재벌개혁을 하기는 커녕, 유통산업발전법을 박 후보가 가로막고 있다며 진정성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후보의 복지 공약이 현실성이 없음을 파고드는 한편, 자신의 국정경험을 최대한 부각해 세세하게 경제 관련 현안을 짚어나갈 수 있다. 일종의 '디테일' 싸움인 셈이다.
민주당은 문 후보가 경제분야 만큼은 자신있다고 보고 현안 하나하나마다 세세하게 짚어가며 공격하면 박 후보가 당황하거나 제대로 대답을 못할 것으로 계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후보의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소득세 최고세율을 50%까지 올려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은 이 후보가 문 후보의 증세 공약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문 후보는 현재 소득세 최고구간인 3억원 초과를 1억5000만원 초과 조정하고 세율 38%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저격수'로 나선 이 후보가 박 후보를 맹렬히 공격하면서 묻혀질 자신의 존재감 또한 드러내야 하는 것이 문 후보의 숙제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