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원공과대학 세무회계과 김영식 학과장이 학생들에게 취업·진로 지도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두원 리더십' 코스를 통해 책임교수에게 인생 설계부터 직장생활의 예절까지 다양한 분야의 조언을 듣고 취업지도를 받게 된다. (사진 = 김용진 기자)
교수님은 '페이스북' 친구…고민 털어놓으며 인생 상담
품질인증 커리큘럼과 체계적 취업지원 주도…'열정 가득한 교수진'
"교수님, 만원만 빌려주세요!"
두원공과대학 세무회계과 김영식 학과장은 가끔 학생들의 예고없는 방문을 받는다. 차비가 떨어졌을 때, 배가 고플 때 학생들이 교수연구실 문을 두드린다는 것이다. 어떤 학생들은 연구실에 들어서면 냉장고부터 뒤진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이젠 차비를 꾸어 주고 반드시 갚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학생들과 한 마디라도 더 나눌 수 있어 좋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어려운 세무회계 과목들을 2년이라는 빠른 시간 내에 섭렵하고 사회로 나가야 하는 세무회계과 학생들. 김 학과장은 학생들에게 지식전달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삼촌같은 편안한 고민상담자가 되길 바란다. 그런 열린 마음과 소통이 결국 학생들의 인생과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그런 까닭에 그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적극적이다. 학생들에게 밥도 잘 산다. 세무회계과에서는 점심시간에 20~30명씩 우루루 식당에 몰려가 같이 밥을 먹고 수다를 떠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취업과 진로에 대한 대화는 수업시간이나 두원 리더십(멘토링) 시간에도 가능하지만 '진짜 고민'은 밥자리나 MT 등 술자리에서만 나눌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학과장의 설명이다.
페이스북도 이용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그의 별명은 '눈팅의 귀재'. 학생들과 일일이 친구를 맺고 페이스북을 지켜본다. 우울해 하는 학생이 있으면 다음날 반드시 불러서 상담을 한다. 휴대폰으로 재밌는 이모티콘을 날려주면 교수-학생 간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진다.
□ 고민 상담에서 취업 지도까지…"자식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두원공과대학 세무회계과 이재우 교수(왼쪽)와 김영식 학과장이 겨울방학 학생지원 프로그램에 관해 의논하고 있다. 두원공대 세무회계과는 교수진의 열정으로 DACUM 직무분석을 통한 커리큘럼 개발과 세무사회 등과의 산학협약,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학생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이렇게 학생 개개인을 잘 파악하고 있으니 학생들의 교수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고, 적성에 맞는 취업처를 추천하는 일도 한결 수월해 진다. 김 학과장은 여러 번의 상담 끝에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서 200:1의 경쟁률을 뚫고 원하는 회사에 입사한 남경아 졸업생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금융권에 가고 싶다고 목표를 세우고 저에게 자주 찾아와서 정보를 얻어갔죠. 결국 4년제 대학 졸업생들과 경쟁해서 원하던 농협에 취직했어요. 이런 학생들 덕분에 보람을 느끼죠."
학부모들과의 관계도 각별하다. 두원공대 세무회계과 교수들은 학생의 부모님들에게 일 년에 몇 차례씩 편지를 보낸다. 교육과정과 담당 교수 배정을 안내하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직접 문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실제 수험생 자녀를 둔 김 학과장은 합격한 학생의 부모들에게 "제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으니 믿고 맡겨 주십시오"라고 편지를 보내왔다.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도 궁금한 내용이나 부탁이 있으면 담당 교수를 먼저 찾는다. 한 학부모는 자녀와의 불화 중재를 요청해 김 학과장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아버님이 아들을 야단쳤는데 잘못했다고 빌지 않으니까 저한테 전화를 하신 거죠. '애가 사과를 안 한다. 교수님이 얘기 좀 잘 해 달라'고 하셔서 제가 학생을 불러서 타이르고 용서를 빌도록 했죠."
이와 같은 깊이있는 인성 교육이 가능한 것은 두원공대 세무회계과의 책임교수제 덕분이다. '두원 리더십' 코스를 통해 반별 책임교수가 지정돼 신입생 시절에는 학교 적응과 인성교육을, 2학년에는 직장 예절과 취업 지도를 전담해서 진행한다.
이렇게 연을 맺은 교수-학생 관계는 어느 학교, 학과의 사제간보다 끈끈할 수 밖에 없는 일. 심지어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취업처를 찾아가 만족도와 문제점을 파악해 'A/S서비스'로 불리는 '추수지도'를 시행하고 있어 취업처 만족도가 높다.
□ "방학도 없다"…커리큘럼·학생지원 프로그램 개발 나선 교수진
◆…두원공과대학 세무회계과 정병권 교수가 열정적으로 강의하고 있다. 두원공대 세무회계과 교수들은 "학생 눈높이에 맞춰 현장의 사례 중심으로 강의하기 위해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하고 있다"며 "특히 퀴즈와 과제를 통해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충분히 소화하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 김용진 기자)
이렇듯 학생들에게 자상한 교수진이지만 강의와 공부에 있어서만큼은 철저하고 엄격한 편.
김 학과장은 "학생들이 어려워 하는 부분을 학생 눈높이에 맞춰서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도 "퀴즈나 숙제는 상당히 많다. 처음에는 힘들어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의 만족감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두원공대 세무회계과는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교수진이 자랑거리다. 산업공학 박사과정을 마친 뒤 연구소에서 유통물류시스템을 설계한 김 학과장은 당시의 경험을 살려 마케팅 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경영학 김종엄 교수, 상법 이재우 교수, 회계 정병권 교수, 회계원리 민병도 교수 등 대부분의 교수진이 기업체 근무 경험과 박사 학위를 갖고 있어 이론과 실무를 결합한 수준 높은 강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다수의 현직 세무사들이 겸임교수로 현장 경험을 전하고 있다.
교수진들은 올해 신설된 세무회계과의 체계를 빠른 시간 내에 세우기 위해 전문적인 커리큘럼 개발 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주말도 없이 수시로 회의를 하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DACUM 직무분석을 통해 마련된 커리큘럼은 국내 최초로 품질경영시스템(ISO 9000) 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 학과 공부에 적응이 더딘 학생들을 위한 특별 지도 프로그램,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창업 특강 등을 준비하고 있어 교수진은 이번 겨울 방학에도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보낼 예정이다.
이렇듯 전문성은 기본, 학생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중무장한 두원공대 세무회계과 교수들은 "우리 과 졸업생은 다른 학교 학생들보다 실력도 있고 성실해 취업한 기업과 법인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올해 경기가 어렵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0% 수준의 취업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학과장은 그러나 "성적과 취업도 중요하지만 학생 개개인의 삶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학생 각자가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해 살아갔으면 한다"며 재학생들에게 애정어린 당부의 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