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간접증세 후 국채발행" VS 野 "직접증세로 재원확보"
정치권 막판 줄다리기…27~28일 본회의 개최여부 '불투명'
대선 이후 잠시 주춤했던 여야 정치권의 대립이 연말 예산안과 세법심의 협의를 놓고 다시 고조되고 있다.
26일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대선 이후 증세 정책기조를 완전히 뒤바꿨다면서 향후 예산, 세법 심의과정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양당이 합의한 본회의 일정인 27~28일 법안통과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 여야, 다시 솟은 '대립각' 왜? = 여야 정치권은 대선 이전 각각 경제민주화 방안을 꺼내들고 증세를 포함한 다양한 재원마련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재원확보를 위해 소득, 법인세 등 직접세 증세방안이 거론됐다.
우선 소득세의 경우 현행 3억원인 최고세율(38%) 적용 과표 구간과 관련해 당초 새누리당은 2억원 민주당은 1억5000만원으로 각각 낮추는 안을 제시했고, 대선 전 이들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대선 이후 여당이 정부 수정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논의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새누리당은 정부가 제시한 고소득 근로소득자 소득공제 총액한도제(年 2500만원) 자영업자 최저한세율 인상안(35%→45%)을 사실상 받아들여 기존에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 수정대안으로 본회의에 직접 상정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연 1000~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소득세법 수정안이 향후 예상되는 복지재원을 감당하기에 턱 없이 모자란다는 입장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세법개정을 통해선 부족한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며 "당초 새누리당이 제안한 소득세법 과표조정(3억→2억) 및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3000만원→2000만원) 등을 철회할 경우, 추후 세법심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소득세 이외에도 민주당이 제시한 법인세 인상안(과표 500억원 초과 25% 세율 적용)에 대해서도 재원 확보를 위해 소위 차원에서 재검토 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도 새누리당이 받아들여야한다"며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될 문제를 놓고 온 국민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국채발행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차기 정부 복지정책 추진을 위해 6조원 상당의 국채발행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 법인세 등 직접세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대신 국채발행을 통해 추가재원을 확보하고자 하는 여권과 예정대로 증세를 추진해서 복지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야권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 예산, 세법심의 중단 위기…본회의 전망은? = 이번 야권의 '선전포고'로 오늘까지 종료될 예정이었던 예산, 세법심의가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당초 여야는 28일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과 예산안 부수법안인 세법개정안을 모두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날 야권의 추가협의 불참선언으로 예정대로 법안이 통과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조세소위 심사가 밀리게 되면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상정이 밀리면서 법안 체계를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상정도 밀리는 연쇄적인 지연효과가 발생된다.
적어도 하루 이틀 정도 법사위 심사 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오늘까지 세법심의를 마치더라도 오는 28일까지 본회의에서 최종의결 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회 관계자는 "법사위 심의 일정도 있기 때문에 27~28일 본회의에서 세법개정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하루라도 빨리 의결되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은 단호한 입장이다. 연말까지 협의를 이어가면서 최대한 야권이 발의했던 증세안을 관철시키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김현미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를 철회하는 경제민주화 조치를 박근혜 당선자가 하는 것이 가장 빨리 여야가 합의에 이르는 방법"이라며 "민주당의 (증세) 방안이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데 엉뚱하게 국채발행, 부가세 인상 얘기를 꺼내 국민의 원성을 사는지 모르겠다"며 여당의 수정안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