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금융관련 제도들이 가입자 위주로 대폭 바뀌면서, 금융 소비자의 권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새해부터 달라지는 금융 제도들을 28일 소개했다.
우선 내년에는 자동차보험 및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줄어들고, 대부업 이자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은행들이 대출을 빌미로 중소기업에 예금 가입 등을 강요하는 구속 행위에 대해 금융 당국이 단속을 더 강화한다.
기업들이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방식도 다양해져,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단기 자동차보험, 무사고 시 보험료 '할인' = 그동안 만기 1년 미만의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은 사고를 내면 보험료가 할증되지만, 사고를 내지 않아도 보험료가 할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만기 1년의 자동차보험에 새로 가입할 때, 과거 6개월 이상 보험에 가입했고 사고가 없었으면 보험료를 절반 할인받을 수 있다.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도 줄어든다. 실손의료보험은 의료비 지출금을 전액 보장하는 보험으로, 그동안 다른 상품의 특약(特約) 형태로만 판매됐지만, 앞으로는 별도로 판매된다.
단독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면 더 저렴한 보험료를 낼 수 있으며, 자기 부담금 수준도 세분화돼 가입자의 선택권이 확대된다.
보험료는 한 달에 7~10만원에서 1만원대로 낮아지고, 자기 부담금은 기존의 10%에서 10%, 20% 중 선택할 수 있다.
또 보험료 갱신 주기가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고, 갱신 시 인상 폭이 클 경우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사전 신고해야 한다.
이 밖에 보험회사의 공시 이율 체계가 개선되는데, 보험회사의 자산 운용 수익률과 시장 금리의 가중치를 기준으로 이자가 결정돼 이율 산정 과정이 투명해질 전망이다. 이는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 대부 중개 수수료 5%로 제한, 어기면 과태료 = 내년 6월 12일부터 대부 중개수수료 상한 제도가 시행된다. 대부 업체와 금융회사 간 중개수수료는 5%를 초과할 수 없다.
중개수수료가 높을수록 다단계 형태의 대부 중개가 늘어나고, 이는 결국 대부업 금리를 인상시켜 서민층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만일 중개수수료를 과다하게 지급받으면 해당 대부 업체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이 중소기업 등의 고객에게 대출을 빌미로 예금 가입 등을 강요하는 구속 행위도 엄격하게 단속된다.
현행 금융 당국은 예금·적금, 상호부금, 금전신탁, 공제, 보험, 금융채, 집합투자증권 등에 한해 구속 행위를 규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상품권, 선불카드 등 신종 유가증권의 경우도 이러한 규제의 대상에 포함된다.
■ 전자 단기사채 시장 활성화, 기업 자금 조달에 '숨통' = 기업어음(CP) 제도가 대폭 손질된다. 기업어음은 그동안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주로 사용돼왔는데, 분할 유통이 안되고, 어음법상 규제가 많아 한계가 적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전자단기사채 등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을 다음 달 15일부터 시행해 금액 1억원 이상, 만기 1년 이상의 사채를 기업들이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사채는 일괄 납입돼야 하며, 만기에는 기업들이 원리금 전액을 일시에 지급해야 한다. 전환권·신주인수권·기타 증권 등으로 전환 및 취득은 안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실물 발행 없이 비용을 절감해 단기자금을 조달하고, 분실 위험 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종이 대신 전자 지급 보증서도 도입된다.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기업들이 정부의 지급 보증서 등을 위조한 금융 사고 등이 발생한 탓이다. 전자 지급 보증서는 은행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발급 여부가 조회된다.
또 외국환거래 시 은행들은 사후 관리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고, 거래자에게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를 발송해야 한다. 고의적인 검사 방해나 자료 제출 거부 등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거액의 금융거래를 금융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은행에는 '기관 경고' 및 과태료 부과 등의 중징계가 내려진다.
한편, 내년부터 법인들은 자산 총액에 관계없이 개별 재무제표가 아닌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