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국 증시는 그리스 사태와 스페인 구제금융 우려 등 대외 변수에 크게 휘둘렸다.
우선 1월에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진행에 따른 외국인의 순매수 랠리가 돋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1%대의 저금리로 유럽의 은행들에게 3년 간 돈을 빌려주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진행했고, 이후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랠리가 이어져 증시는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2050선까지 오른 코스피는 4월 그렉시트(Grexit·그리스 유로존 탈퇴)' 이슈를 맞으면서 급락했다.
당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불거지면서 EU(유럽연합)는 17개 회원국에 그리스 이탈에 대비하도록 통보한 바 있다.
31일 이와 관련 서동필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정부 고위 관료는 그렉시트 여부에 대해 내년에나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그리스 경제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유로존 각국이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비용 부담이 너무 높다는 것에 동의했다"며 "이 이슈에 대해 결코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렉시트는 지난 23일(현지시각) 영국의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로 꼽힌 바 있다. 당시 FT는 그렉시트를 가리켜 '2012년 유럽 정상들이 직면했던 악몽의 시나리오'라고 정의했다.
이후 1770선까지 떨어진 코스피는 7월 말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의 유로존 존속 의지에 힘입어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
당시 드라기 ECB총재는 "유로화를 존속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비이성적인 국채 금리와 싸울 것"이라며 '무제한 국채 매입(OMT)'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시기 미국 정부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주택저당증권(MBS)매입의 형태로 이뤄지는 양적완화(QE3)를 발표 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켜 줬다. 여기에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등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도 양적완화에 동참의사를 나타내면서 글로벌 증시는 상승 동력을 얻었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QE3(3차 양적완화) 발표에 힘입어 코스피는 2000선을 회복했다.
미국 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는 무제한적인 모기지 증권(MBS)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이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 1월부터 매달 4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 사실상 4차 양적완화(QE4)를 단행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는 2000선을 재돌파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연준 자산수위가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의 4차 양적완화조치"라며 "미국의 경제 회복 관건은 '재정절벽(정부 재정지출규모의 급격한 감소)'인 만큼 QE4보다는 여기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