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체계 졸속 개편 '논란'
지난해 12월 카드 가맹점 체계가 전면 개편 시행된 이후 잡음이 끊이질 않자 정부의 졸속 개편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 감독당국이 시장에 대한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도입해 시장의 혼란과 소비자들의 피해를 불러 왔다는 것이다.
7일 금융소비자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서비스 중단 사태가 가져온 소비자 혼란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금융당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와 금융당국이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을 무리하게 추진해 카드사와 가맹점간 갈등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금소원은 "무이자 할부는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인데 법을 개정하고 시행하면서 이런 부작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게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를 단순히 시장 도입 초기의 진통 과정으로 인식한다면 문제의 본질을 비껴가는 태도"라고 질타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영세 가맹점 수수료는 낮추는 대신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는 높이고, 할부 판매의 경우 비용을 분담토록 했지만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 온라인쇼핑몰, 통신사 등과 사전조율을 이루지 못하며 소비자들이 그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
7일 금융소비자연맹도 성명서를 통해 "무이자 할부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하는 처사로 수수방관하는 금융당국 역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안일한 대처를 맹비난했다.
소비자 상거래 대금의 60% 이상이 카드로 이뤄지는 것은 정부의 세원 투명화, 소득공제 확대 등 카드이용장려 정책에 소비자들이 적극 호응해 형성된 거래관행이고, 카드이용금액의 78% 정도가 무이자할부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이다.
정부에서 내놓은 카드수수료 개편에 따른 풍선효과 우려도 제기했다.
35년만에 카드가맹점 수수료가 개편돼 연매출 2억원 미만인 영세가맹점은 일률적으로 1.5%의 우대수수료율이, 연대물 2억원 이상 가맹점은 최대 2.7%까지 오르게 됐는데 대형가맹점이 수수료 인상분만큼 상품가격에 전가시킬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 보건복지부에서 4대 보험 카드수수료를 국세처럼 납입자가 부담토록 법안을 제출키로 하면서 일부 카드사들은 수수료 개편으로 인한 예상손실 8000억원을 보전하기 위해 부가서비스 할인 혜택을 축소하거나 기준금액을 상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소연은 "국가에서 화폐의 발행과 폐기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 화폐보다 더 많이 사용해 주요 결제 수단이 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가맹점 수수료 증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전가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2011년 카드 할부이용실적 86조원 중 무이자할부이용 실적은 67조원(77.8%)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