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대통합'이라는 말, 자기식구 풀어줄 때 쓰는 말 아냐"
심재철 "법집행 형평성 저해, 부패 토양 스스로 만드는 것"
새누리당은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비리 친인척'에 대한 임기말 특별사면을 검토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민 상식'에 어긋난다며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의 고유권한 마저도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임기말 특사 검토 보도를 언급하며 "오보이길 바란다"고 꼬집은 후, "이상득 전 의원은 아직 1심 재판이 진행중인데 사면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를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죄를 주장하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신재민 전 차관은 무죄주장을 중단하고 상고를 포기했을 때부터 형이 확정되어야 사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노림수가 아닌가 하는 논란이 있었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 위원은 "아직 특별 사면이 확정된 게 아니라고 하면서도 임기말 '대통합' 차원에서 종교계와 경제계의 사면 요청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라든지, 측근사면에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가 청와대 주변에서 흘려나오는 것 자체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아들이나 형님들 친인척 비리의 경우, 다음 정권에서 특사로 풀려난 전례가 있지만 현직 대통령이 비리를 저지른 자신의 친인척을 직접 특별사면 해준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대통합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대통합이라는 이야기는 적을 풀어줄 때 쓰는 말이지, 자기식구를 풀어줄 때 쓰는 말은 아니라고 본다"고 질타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 없이 설을 앞두고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측근과 친인척을 대상으로 해서 '국민대통합'이라는 구실로 특별사면을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만일 그렇다면 국민 감정으로는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다"고 비판했다.
심 최고위원은 직접적으로 청와대를 향해 "실제로 이를 검토한다면 잘못된 일"이라며 "철회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권력형 비리를 특별사면으로 구제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흔드는 것으로 '유권무죄'라는 말에서 나타나듯 국민들은 특권층에 대한 특혜로 인식하고 있다"며 "법집행 형평성에 저해하는 것으로 부패토양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법치주의를 스스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심 위원은 지난 2009년 6월 이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제 임기 중에 일어난 사회지도층의 권력형 부정과 불법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대로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 발언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법으로 선고 받았는데 그게 지켜지지 않고 얼마 있으면 구제되는 것이 법치를 바로 세우는 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한 발언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전 헌재소장 임명과 관련해 박 당선인과 협의했던 것처럼 사면에 대해서도 당선인과 협의하리라 생각한다"며 "당선인의 반대의견이 적절히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거듭 특사 검토 철회를 요청했다.
또한, 심 위원은 "이번 기회에 대통령 특별사면 남용을 막는 부분을 제도적으로 막는 시스템을 고민했으면 한다"며 "예를 들어 프랑스 처럼 부정부패 공직자, 선거위반 사범, 대통령의 친인척 등 몇가지 범죄유형은 아예 사면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방법도 있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특별사면 대상자를 형기의 3분의 1이상 마친 사람으로 제한하는 등 일정요건을 제도적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어 박 당선인을 향해 "사면권 근절을 공약한 바, 인수위에서부터 개선 방안이 강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