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입학금과 입소료 차이점 무엇인가"
국세청 "명확한 유권해석 없어…해석상 차이"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연말정산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국세청의 모호한 법 해석으로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문제는 다름 아닌 취학 전 0~5세 아동의 유치원비, 보육비와 관련된 내용.
3살배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임 모씨는 최근 국세청에 보육료 소득공제와 관련해 문의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임 씨는 현재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어서 당연히 여기에 들어가는 수업료, 입학금, 보육비 등이 모두 소득공제(연간 300만원 한도) 대상에 포함될 줄 알고 공제여부를 문의했는데 전혀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 것.
임씨에 따르면 세미래 콜센터(126)를 통해 민원을 접수받은 국세청 관계자는 "세법상 영육아보육법에 따른 보육료와 소정의 입학금만 소득공제 대상에 해당된다"며 "이외 특별활동비 등은 공제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임 씨가 국세청에 이 내용을 문의한 이유는 무엇보다 '수업료' 문제 때문이다.
매달 납입하는 보육료 외에 별도로 보육기관에 납입하는 특활비 등에 대해선 수업료 성격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제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
국세청은 공식 연말정산 안내 문서를 통해 유치원, 보육원 등의 수업료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분명히 명시한 바 있는데, 사실상 수업료 성격의 부대비용을 공제대상에서 제외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취학 전 아동과 달리, 초·중·고생은 입학금, 수업료는 물론 방과후 학교 수강료, 급식비, 교과서 구입비용, 교복 구입비(1인당 50만원)까지 공제된다.
정부가 일정 부분 보육료를 지원한다고 해도 사실상 한 달에 10~20만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부모입장에선 속상할 만한 일이다.
입학금과 입소료 차이도 명확하지 못한 상황.
실제로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백만원이 넘어가는 돈을 입학금 명목으로 내는데 여기에 특활비 등 부대비용이 들어가면 '입소료'로 간주돼 소득공제 대상에서 배제된다는 것이다.
임 씨는 "어차피 아이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비용으로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초등학생이 되는 것을 취학 전 아동은 되지 않게 한 것은 차별"이라며 "국세청이 보다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해주거나 분명하게 소득공제 여부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명확한 유권해석이 없어 사례별로 상담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유치원별로 수업료나 보육비를 걷는 방법이 달라 일괄적으로 소득공제 여부를 안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내문을 통해 제시된 수업료, 입학금, 보육비 등을 제외한 특별활동비 성격의 부대비용은 취학 전 아동의 경우 공제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에서 매달 지원하는 보육료의 경우 그 차익을 제외한 납입금은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예컨대 매달 40만원을 내는 어린이집이라면 3세(月28만7000원)아동 기준 매달 추가로 내는 11만3000원(年 135만6000원)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