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직접금융 실적이 지난해 크게 줄었다.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된 탓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직접금융 실적이 131조564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1년과 비교하면 12조3373억원(8.6%) 감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기간 동안 회사채는 128조7000억원 발행돼 1.4% 감소했고, 기업공개(IPO) 및 유상증자는 2조3637억원으로 81.7% 줄었다.
회사채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부진은 더욱 심각했다. 대기업의 발행 규모는 57조911억원(99.9%)을 차지한 가운데, 중소기업은 779억원(0.1%)에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평균(7125억원)과 비교해도 10분의1 수준에 그쳤다.
금융채와 은행채는 26조2151억원, 26조8620억원이 발행돼 전년 대비 각각 3.8%, 6.8% 감소했다.
이동통신사 등이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은 18조4466억원으로 같은 기간 46.4% 증가했다. 정부가 건설 회사 및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위해 신규 채권 담보부 증권(P-CBO) 발행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 동안 주식 발행 규모는 2조3637억원으로 81.7% 급감했다.
기업공개는 25개(코스피 5개, 코스닥 20개)로 4664억원 발행됐으며, 1년 만에 1조9721억원(80.9%) 줄었다.
유상증자를 한 곳은 63개로 1조8973억원 발행, 같은 기간 8조5660억원(81.9%) 감소했다.
김동회 금감원 기업공시제도팀장은 "기준 금리가 인하되고 국가신용 등급이 오르는 등 발행 여건이 우호적이었으나, 회사채 시장의 양적 성장은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또 "대기업에 회사채 발행이 집중되는 반면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난해 9월 웅진그룹 회생절차 신청 이후에는 신용 등급 A등급의 발행도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과 10월에 두 차례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또 미국의 신용 평가 회사 무디스는 지난 8월 한국의 신용 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