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꼼꼼하게 따지고 '중위험·중수익' 상품 선호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등의 혹독한 환경 속에 금융소비자들은 지난해 금융소비 트렌드로 'S.M.A.R.T'를 주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소장 양원근)는 2012년 한 해 동안 금융시장의 환경과 이슈, 인기상품, 투자성향을 토대로 금융소비자들의 트랜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가 분석한 지난해 금융소비자들에 의해 주목을 받은 5대 트랜드는 바로 'S.M.A.R.T'로 요약되는 S(Strong need for more), M(Managing risk & return), A(Active response to policy), R(Ready for retirement), T(Trustworthy finance)다.
우선 지난해 금융소비자들은 상품을 더 까다롭고 꼼꼼하게 따지게(Strong need for more) 됐다는 분석이다.
습관적 거래나 친절과 같은 수동적, 간접적 요인 보다는 가격(금리/수익률)이나 부가혜택과 같은 상품 자체에 대한 고려도가 과거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것.
마일리지 자동차 보험 등과 같이 사전 약정 등을 통해 선할인 또는 후환급이 가능한 상품 선택이 증가한 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또 위험관리와 수익을 함께 추구(Active response to policy)하는 것도 지난해 나타난 트렌드였다.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주식형 펀드 자금은 유출되고 채권형 펀드 자금은 유입되는 등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하락은 무조건적 안전자산 선호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정적 기초자산 운영이나 조기상환 방식 등을 통해 위험을 제한하는 ELS·DLS 등 적정 수준의 위험 하에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이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세금과 정책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Active response to policy)도 지난해 두드러진 트렌드였다.
연구소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세금과 정책변화에 발 빠르게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시연금보험 비과세 혜택 중단을 포함한 세제 개편안 발표 후 즉시연금보험 일평균 계약건수가 3배 가까이 증가한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작은 혜택에도 민감해진 투자자들에게 물가연동국채, 브라질국채, 체크카드 등 '절세 금융상품'이 큰 인기를 누렸다.
불안한 미래를 대비한 자립형 노후준비(Ready for retirement)도 주목받았다.
백세시대를 맞이해 노후준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개인연금 규모나 주택연금 가입건수가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대목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금융회사의 공공성 및 신뢰성(Trustworthy finance)에 대한 요구가 커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금융회사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는 등 공공성과 신뢰성에 대한 요구는 금융 소비자의 행동을 '수동적 선택'에서 '능동적 요구'로 변화시키며 금융회사 경영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연구소의 분석.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변액보험에 대한 'K-컨슈머리포트' 발간 이후 판매가 급감한 것과 같은 현상이다. 그만큼 고객의 신뢰가 금융회사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가 됐음을 확인하는 한 해였다는 것이다.
KB경영연구소 노현곤 팀장은 보고서를 통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외부환경 속에서 금융소비자들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똑똑하게(SMARTer) 변화화고 있다"며 "똑똑해지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외부 환경 변화에 소비자들은 그 어떤 시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