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세수입 2.8조원 '구멍'…"경기침체 직격탄"

지난해 우리 경제가 2%대 성장에 그치는 등 경기침체가 계속된 가운데 나라 곳간을 채워줄 국세 수입에도 상당히 큰 '구멍'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이 늦어짐에 따라 소비심리 위축과 수입 둔화 등으로 부가가치세와 관세 등의 세수입이 크게 줄어들어, 당초 정부가 세운 목표보다 3조원 가량 세수입이 부족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2012년 국세수입 실적'을 발표하고, 경기회복 지연과 하반기 수입 감소 등 추가적인 세수감소 요인이 발생해 지난해 국세수입이 예산대비 2조5000억원 가량 부족한 203조원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재정부는 지난해 세입예산안을 편성할 때 2012년 국세수입 예산을 205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2013년 국세 세입예산안'을 발표하며 지난해 국세수입 전망치를 203조3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 가량 낮춘 바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와 세계경제의 동반부진으로 인해 경기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당초 예산에 비해 국세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정부가 이날 발표한 국세수입 실적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지난해 9월 국세수입 전망치를 2조5000억원이나 하향조정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4개월만에 3000억원 가량이나 추가 감소했다.

소득세, 법인세 등 국세의 주요 세목들은 대부분 세입 실적이 양호한 수준이지만, 경기침체가 계속됨에 따라 민간소비 및 수입이 둔화되며 부가세와 관세 등의 세입 실적이 예산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목별 세입실적을 살펴보면 소득세, 법인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종합부동산세, 상속·증여세 등은 예산보다 세입실적이 증가했다.

소득세의 경우 2011년과 비교해 3조5000억원 가량 증가한 45조8000억원이 징수됐다. 전년도 소득에 대해 과세되는 종합소득세의 경우 2011년 경제성장률이 5.4%로 양호했고, 성실신고확인제도 도입 등의 영향으로 자영업자 신고소득이 증가하며 1조6000억원 가량 세입이 늘었다.

유리지갑 직장인들의 월급에서 직접 떼 가는 근로소득세는 취업자 수 증가, 명목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11년에 비해 1조2000억원 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원천징수세액 인하 조치로 예산에 비해서는 7000억원 정도 부족했다.

법인세의 경우 12월 결산법인들의 신고소득이 208조원(2010년 귀속)에서 지난해 220조원(2011년 귀속)으로 5.8% 가량 늘어나, 세수입도 4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조원, 예산대비 1조4000억원 가량 늘었다.

교통·에너지·환경세의 경우 납세기한인 지난 2011년 12월31일(토)이 공휴일인 점을 감안, 9000억원 가량의 세수입이 2012년으로 이월된 덕에 전년 대비 2조3000억원 가량 세수가 증가했다.

하지만 부가세, 관세, 증권거래세, 개별소비세, 농어촌특별세, 교육세 등의 세수는 정부가 목표로 설정한 세수입 예산보다 크게 줄었다.

부가세의 경우 지난해 세수가 55조7000억원으로 2011년에 비해 3조8000억원 늘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로 예산보다 1조1000억원이나 수입이 부족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수입액이 5195억달러로 2011년에 비해 0.9% 가량 감소해 관세 수입도 9조8000억원에 머물며 전년도 대비 1조2000억원이나 줄었다. 당초 세수입 예산과 비교하면 1조7000억원이나 세수가 급감했다.

증권거래세도 코스피, 코스닥 모두 지난해 주식거래 대금이 감소함에 따라 3조7000억원의 세수입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2011년 대비 6000억원 가량 세수입이 축소됐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고가사치품 구입이 줄어들며 개별소비세 세수입도 5조3000억원으로 지난 2011년 대비 2000억원, 예산 대비 7000억원이나 줄었다.

농특세와 교육세도 각각 3조9000억원과 4조6000억원에 머물며 세수입 예산에 비해 총 1조8000억원이나 구멍이 생겼다.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지난해 소득세, 법인세 등 주요 세목은 대부분 세수가 양호한 수준이며, 경기회복 부진에 따라 부가세, 관세 등이 부진했다"며 "하지만 전체적인 세수입 및 예산집행에는 아무런 차질이 생기지 않고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012년 세목별 국세수입실적
                                                                                               (단위 : 조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