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확보, 안정적 세입기반+세출구조조정 '투 트랙'
세입확충 폭·방법 조세개혁추진위원회서 합의 도출
'신규' 순환출자 금지, 부동산 거래활성화 대책 추진
새 정부에서 추진될 각종 복지공약 등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재원확보 방안과 관련된 국정운영 로드맵이 공개됐다.
공약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추가재원 규모는 134조5000억원으로 당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기간 제시한 규모와 큰 변동이 없었고, 세출구조조정 및 안정적 세입기반 확충 등 재원확보 방법론도 변화가 없었다.
'공약 후퇴' 논란까지 제기됐던 경제민주화 정책은 대기업 지배주주 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제제수위를 높이고, 신규 대기업에 대한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등의 정책을 통해 예정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새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금융시장 안정대책과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1일 발표한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보고서'를 통해 새 정부에서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정책들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는 우선 안정적 세입기반 확충 및 세출구조조정 등을 통해 공약이행에 소요될 재원을 차질 없이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2~3년 안팎의 주요 조세감면 제도의 일몰(日沒)시기가 도래할 경우, 원칙대로 세금감면 혜택을 종료하되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까다롭게 연장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 사실상 항구화됐던 세금감면 제도들이 대거 손질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뿐만 아니라 그동안 연장을 거듭했던 각종 조세감면 제도들이 일몰 기한 도래 시 상당 부분 예정대로 종료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상당한 추가세원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도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정부와 정치권은 작년 세법개정을 통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낮췄고,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 대주주 범위도 확대한 바 있다.
또한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의 조세지원 한도를 설정, 세금감면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조정하기로 했다.
증세문제를 비롯한 세입확충 계획여부는 단계적인 국민합의를 거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는 "합리적 세부담 수준을 결정하기 위해 올해 안에 조세개혁추진위원회, 국민대타협위원회 논의를 거쳐 세입확충 폭과 방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낭비성 예산지출을 줄이기 위한 대규모 세출구조조정 작업도 병행될 전망이다.
인수위는 새 정부에서 예산 지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재정사업 성과평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 공공사업 투자 관리에 대해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재원확보를 위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재정구조개편추진위원회(가칭)을 구성해, 국가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재량지출(정부가 임의적, 탄력적으로 운용한 재원)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및 의무지출 분야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국가 재정수지 및 국가채무 관리목표를 제시하고, 재정위험지수를 만들어 국가부채 규모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불법 사익편취행위 대한 제재수위도 한층 강화된다.
인수위는 현행 공정거래법에 총수일가에 사익편취행위 금지규정을 신설하고, 부당지원행위 위법성 성립요건도 대폭 완화하고, 통행세 관행도 과징금 제재사유에 추가하기로 했다. 비상장계열사의 총수일가 지분율, 영위업종, 내부거래비중 추이 등도 분기별로 공시된다.
또한 재벌총수들의 횡령혐의에 대한 법적형량을 강화하고, 사면심사위원회를 통해 대기업 오너 등 경영자들의 중대범죄에 대해 사면여부를 엄격히 심사하기로 했다. 회계부정행위를 통한 탈세 등 기업비리에 대한 처벌수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기업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선 대기업 계열사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 조항이 신설되고, 기존 순환출자 연결고리 강화를 위한 추가출자 또한 금지하도록 정했다. 총수 일방적인 현행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회 집중투표, 전자투표 의무화,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 확대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산분리도 한층 강화돼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는 허용하되, 자산규모 등 기준요건을 충족할 경우 중간단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의무화하고 금융보험사가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 강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 축소 등이 추진된다.
금융,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책도 마련됐다.
새 정부는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상호금융,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속도를 면밀히 점검하고 금융권 채무조정을 통해 대출자의 상환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연이은 부실저축은행 사태에 대비해 저축은행 대주주 직접 검사를 실시하고, 편법우회대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규제정책들은 한층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새 정부에 부동산규제 정상화 및 공공 임대주택 수급조절,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하우스·렌트푸어 대책을 위한 주택거래활성화 대책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