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제부흥과 문화융성을 통해 '국민행복 시대' 열 것"
약속과 신뢰 '기대' vs. 반쪽 정부·불통 '우려' 공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식을 갖고 18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국내외 귀빈과 국민 7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경제부흥과 문화융성을 통한 국민행복 시대'를 열어갈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선언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로 창조경제를 이루고,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통해 희망의 새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또 오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축연에서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상생과 동반성장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정부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 정각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통해 안광찬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핫라인을 인계받은 후, 정승조 합참의장과 전화통화를 함으로써 대통령으로서의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오전 10시경, 23년간 거주해온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서며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진돗개 두 마리를 선물로 받았다. 박 대통령은 지역주민들에게 "그동안 불편한 점도 많았을텐데 이해해 주고 따뜻한 이웃이 돼줘 감사하다"며 '희망 나무'라고 이름 붙인 소나무를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립현충원으로 이동, 천안함 유가족 등 국가유공자와 함께 순국 선열에 참배한 후 방명록에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으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11시에는 여의도 국회로 이동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현충원을 참배하면서 입은 검은 옷을 녹색 옷으로 갈아입은 박 대통령은 7만여 국민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취임사를 발표한 후 이명박 대통령을 환송했다.
취임식이 끝난 후에는 국회에서 서강대교 입구까지 카퍼레이드를 통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다.
낮 12시 30분께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붉은 한복으로 갈아입은 후 국민들의 정책 제안을 담은 '복주머니 개봉 행사'에 참여해 보육·비정규직·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약속했다.
1시 경에는 지역 주민들과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33년 3개월만에 청와대에 재입성했다. 청와대 본관 2층 집무실에 도착해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에 서명하고, 비서실장과 경호실장 등에 대한 인사를 재가해 업무를 시작하도록 했다.
이후에는 태국의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류옌둥(劉延東) 중국 국무위원 등 외교 사절과의 접견을 연달아 가지며 '취임식 외교'에 나섰다.
4시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축연에 참석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상생과 동반성장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정부에 힘을 보태달라"며 "국민의 행복을 꼭 현실로 바꿔서 취임 때보다 퇴임 때 국민들 마음에 오래 남는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저녁 7시 부터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외빈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취임 첫날의 빽빽한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국민대통합과 민생경제를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정부는 약속을 지킨다는 신뢰와 안정감을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운 바 있다. 취임식을 지켜본 시민들은 "대선 때 약속했던 것을 반드시 지켜줬으면 좋겠다"면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두 달간 보여준 불통 논란과 첫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등 인선 문제,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의 후퇴, 정부조직개편안과 내각 조차 마련되지 않은 채 출범한 정부의 불안정함 등에 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공식 임기 시작 3시간 전인 전날인 24일 밤 9시께 기습적으로 윤창중·김행 청와대 대변인과 최측근 보좌진들의 비서관 임명을 발표해 다시금 '불통' 논란을 빚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출범에 대해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필요할 땐 쓴소리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우리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대한민국의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도 "국민 행복을 위해 새 정부에 적극 협력하겠지만, 민생을 해치는 일은 단호하게 비판하고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북한 핵위협과 경제 위기, 동남아 외교 분쟁 등 박근혜 정부가 풀어가야할 당면 과제와 외교 현안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