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사무관이 공무원 문예대전에서 2년 연속 우수·최우수상을 차지해 세정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춘연(趙春衍) 인사계장. 행자부가 매년 실시하는 공무원 문예대전에서 지난해 제3회 저술부문 우수상을 차지한데 이어 금년 제4회 대전에서는 최우수상의 영예을 안은 것.
趙사무관은 세무행정의 아이디어 뱅크로 불리우며 해당업무와 관련된 저서와 지침서 등을 펴내 직원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국세행정 혁신의 일등공신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번에 최우수상을 받은 출품작은 '조세측면에서 본 회사정리와 구조조정'이라는 작품으로 회사정리과정 전반에 걸쳐 각 단계별 조치사항과 법률상 문제점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으며, 미국연방파산법상의 제도들이 국내 최초로 소개되어 있다.
`98년과 `99년 2년동안 서울청 징세과에 근무하면서 회사정리기업의 2천800억원에 달하는 조세채권 일실을 예방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던 조춘연 인사계장을 만나보았다.
▲연이어 수상하게 된 소감은?
-지난해 나온 책인데 공무원 문예대전에서는 전년도 작품으로 한정하고 있어 올해 출품하게 됐습니다. 입법부·사법부·행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 수필, 단편, 동화, 저술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는데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98년 우리나라 경제가 하강국면일 때 회사정리와 구조조정에 관한 저술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80년대 미국의 GE社에서 이를 활용해 크게 성공한 사례가 있어 활성화가 안된 우리나라에도 적용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입법도 따라가지 못했으며 조세분야에서는 그나마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조세측면에서 본 회사정리와 구조조정'에 대해 집필하게 된 동기는?
-IMF 외환위기 이후 회사정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청 징세과에 근무하면서 회사정리법상 조세채권 등 처리방법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문헌이 없어 실무를 하면서 겪은 노하우와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또 회사정리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회사를 없앤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은 회사를 살리는 방법입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회사갱생법'과 거의 비슷한 구조인데 명칭만 '회사정리법'일 뿐입니다. IMF이후 구조조정대상 기업이 늘어 기업도 어렵고 조세채권 분야도 원활하게 대처하기가 어려워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서의 주요내용을 요약한다면.
-정리채권신고는 어떻게 하며 신고누락된 조세채권은 어떻게 되는지와 정리절차 과정에서 체납처분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문제해결과 권리행사 방법에 대한 실제 사례중심으로 엮었습니다. 특히 워크아웃 기업과 채권금융기관 투자자와 부동산 취득자 등이 반드시 알아야 할 조세감면 내용뿐만 아니라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감면세액 추징요건 등도 알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정리채권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은?
-정리절차는 기회를 놓치면 실권이 됩니다. 그래서 정리채권자나 정리담보권자도 자신의 권리행사를 제때 하지 않으면 권리가 상실됩니다. 특히 백화점 등 다수 거래가 있는 회사가 정리에 들어가면 입주자나 납품업자들도 채권자인데 회사정리법에 어두워 난처한 경우를 맞게 됩니다. 또 정리 공고가 나갈 때 이를 알고 신고하지 못해 권리가 상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에서는 소액인 다수의 채권자에 대한 법규정이 없어 신축적으로 해석하여 보호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1차적으로 본인이 대처하지 못하면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업무혁신의 일등공신으로 유명한데 집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다른 부처에서도 열심히 하겠지만 국세청에 인재들이 많습니다. 조세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또 세법은 방대하고 무궁무진합니다. 회사정리와 구조조정은 민사법에 속하기 때문에 등한시하기 쉬워 조세측면에서 정립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회사정리와 구조조정에 대해 참고할 만한 문헌이 별로 없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외국제도를 조사하던 중에 미국의 연방파산법을 연구하게 되어 후반부에 이 내용을 번역해 요약 발췌를 해놨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부적으로는 인트라넷에 띄워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며 납세자들을 위해 홈페이지를 구축해서 제공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로 휴일을 이용해서 저술 작업을 하고 있으며 신보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증보판을 내 기존 저서에 대한 완벽을 기할 생각입니다.
조춘연 계장은 1950년 7월2일생으로 일선세무서와 중부청 조사2담당관, 서울청 징세과 등 30여년 동안 국세공무원으로 근무해오며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업무와 관련된 세법연구로 각종 지침서와 저서를 펴내왔다. 최근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청이 개발하여 보급한 국세청 인사관리시스템(PMS)도 趙계장의 작품이다.
이밖에 趙계장이 집필한 업무지침서로는 '세무편람' '제2개청 의의와 정도세정 실천과제' '정도세정, 서울청이 앞장서겠습니다' 등 제2개청 홍보물 제작과 '요해세법' '양도소득세의 모든 것' 등이 있다.
